서양과 동양의 문화적 차이를 담장 높이로 보는 시각도 있다. 서구 사람들의 주택을 대개 담장은 낮되 집안 구조는 철저히 개인공간 위주로 폐쇄적이다. 반면 동양 사람들의 주택은 담장을 비교적 높지만 집안구조는 가족들에게 개방적이다.
가령 서양의 주택은 넓은 정원에 잘 가꾸어진 화단, 주차공간등 쾌적한 환경을 자랑하지만 집안에 들어서면 가족 구성원 각자만을 위한 공간이 완벽하다. 이에 반해 동양의 주택은 담장은 높이 두르되 그 안에 들어서면 가족들이 함께 생활하기 편리한 구조로 돼 있어 혈족간 동질감과 우애를 확인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물론 지금 그러한 잣대로 동서양 문화의 척도를 가름하는것은 무리다. 생활환경의 변화와 의식 다변화로 우리의 주택문화도 서구화·개인주의화한지 오래다. 그러나 높은 담장으로 외부와 차단의 벽을 쌓는 폐쇄성은 여전하다. 물질적 경계가 곧 의식의 폐쇄성으로 연결돼 공동체 정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콘크리트 벽으로 둘러싸인 도심 아파트의 경우 담장이 범죄예방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지만 아직도 그 자리에 건재하고 공공건물이나 학교 담장등도 거리 곳곳을 점령해 도시 환경을 삭막하게 한다. 주택가 담장역시 녹색치장대신 철조망으로 무장한채 경계의 벽을 늦추지 않고 있다. 지금 이를 허물고 개방하여 녹지공간을 확보함으로써 도시 환경을 쾌적하게 바꾸려는 노력이 전국의 지자체별로 활발하다.
최근들어 전주시내 곳곳에서도 이런 담장 없애기 운동이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전주교대는 이미 담장을 허물어 캠펴스를 시민 휴식공간으로 제공하고 있고 전주공설운동장도 담장이 없어진 대신 운동장 안팍을 무료 주차장으로 개방해 시민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학교 담장등도 점차 철거 하거나 높이를 낮춰 가시공간을 넓힘으로써 도시생활의 답답함을 풀어주는데 기여하고 있다.
전주시는 그동안 학교 공공기관이나 아파트단지등을 대상으로 추진했던 담장 없애기 사업을 앞으로는 주택가까지 확대할 계획이라한다. ‘그린타운’을 도심속에서 볼 날이 기다려 진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