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서 많은 사람들이 여름과 겨울은 있지만 봄과 가을은 느낄 수 없다고 한다. 봄의 향기가 느껴지기도 전에 선풍기 에어컨을 이용해야 할 후텁지근한 여름이 오는가하면 긴 무더위의 여름이 지나고 싱그러운 가을하늘을 느끼는 시간이 너무도 짧다.
여름철에는 냉방병이 걸리도록 ‘겨울 날씨’를 찾고 겨울에는 거꾸로 반팔옷을 입는 광경들이 어렵지 않게 눈에 띄고 있다. 특히 이러한 느낌은 도시에서 더욱 심하다.
35사단, 제조창 부지 활용 논란
전주의 경우 그동안 전국에서 가장 덮다고 알려진 대구보다 여름철 평균 기온이 높은 것으로 조사돼 고온화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71년부터 30년간의 자료에서 전주와 대구의 7월중순부터 8월중순까지의 여름철 평균기온은 대구가 29.7도로 전주보다 최대 2도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최근 3년동안 전주의 여름철 평균기온은 0.4∼1.4도 높은 것으로 조사돼 전주가 전국에서 가장 더운 도시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 지난 2000년 기준 시민 1인당 도심녹화예산을 보면 대구가 4백31억원으로 전주의 27억6천2백만원 보다 4.3배를 더 투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고온현상을 줄이기 위해서는 도시공간내에 많은 숲을 이룬 녹색지역이 필요하고 산과 강으로부터 발생하는 바람효과가 절대적이다.
다행스럽게도 전주는 산이 많고 하천이 중심을 통과하고 있어 도시에서 부는 바람의 통로 역할을 해야하나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형에다 하천 유량이 적어 도시기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온난화현상은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현저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35사단 36만평의 부지가 엊그제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소위원회에서 향후 개발이 예상되는 시가화 예정용지로 결정돼 이전사업에 따른 부지 활용문제가 본격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달 폐창된 2만1천여평의 한국담배인삼공사 전주제조창 부지에 대한 활용방안도 함께 달아오르고 있다.
일단은 도심녹지 확보가 가능해졌다는 차원에서 환영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일면 부작용이 걱정스럽기도 하다.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이들 부지 이용에서 도심의 ‘녹색 쉼터’ 조성에 명분을 내건 걸림돌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개발연대의 광기에 빌딩숲을 올리는데 여념이 없었던 관계당국들이 90년대들어 뒤늦게나마 공원과 녹지조성에 신경을 써왔고, 그 결과 손톱만큼씩 나타나고 있는 게 우리 도시의 현주소다.
도시에서 공원과 녹지가 갖는 환경 보건및 시민정서사의 중요성은 새삼 거론할 필요가 없다. 선진국에서는 기존 도로를 가로공원등 휴식공원으로 개조하고 있을 정도다.
도심 녹지공간 확보 절대적
공익차원은 외면한채 단편적으로 경제논리만을 앞세운 이들 부지 활용방안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단 점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
도심녹지의 기반붕괴를 막기 위해 지자체는 금전보상 매수청구등에 녹지공간의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고 중앙정부는 필요할 경우 국가보조를 통해서라도 콘크리트숲속의 오아시스를 살려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최적의 환경생태도시가 되도록 도시림의 주체인 숨을 어떻게 관리·보전해나갈 것인지 정확하게 진단을 하고 이들 숲을 관리하는 행정조직과 예산지원을 늦춰서는 안될 일이다.
환경은 수입할 수도 없고 대체물을 개발할 수 도 없다. 쾌적한 도시생활을 위해서는 허파구실을 하는 도시숲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가. 도시 녹지공간에 대한 우리 사회 모든 주체의 적극적인 관심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시점이다.
/최동성(본사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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