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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창] 행정의 충돌을 막자

 

 

지난 1996년 사무엘 헌팅턴이 ’문명의 충돌’ 이란 논문을 발표한 적이 있었다. ’앞으로 세계는 이데오로기적인 냉전에서 문화 인종적인 새로운 갈등으로 번질 것’ 임을 그는 예고했다.

 

그의 이같은 신선하면서도 의외의 주장에 모두는 고개를 갸우뚱 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불과 5년 뒤 예언은 적중했다.

 

9.11 테러 사건이 터진 것이다. 서구 문명의 체제에 눌려있던 이슬람 측은 마침내 조직적으로 반격에 나섰다. 골리앗 미국을 상대로 그들은 가미가제식 공격을 감행했고 전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가볍게 여겼던 문명의 충돌이 ’문명 간의 전쟁’으로 비화됐다. 수천의 억울한 희생자, 아니 앞으로도 얼마나 더 많은 댓가를 인류는 치뤄야 할지 모르겠다.  
     
지금 전북은 때아닌 ’행정의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강현욱 체제의 전북도정과 김완주 체제의 전주 시정이 도시 행정을 놓고 한판 벼르고 있다.
도 청사가 서부 신시가지로 신축 이전하면서 대물 변제로 업체에 약속했던 경원동 제2청사 부지에 대한 처리문제 때문이다.

 

신축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도의 입장이나 도시 환경을 고려해 지구 단위 계획을 수립하려는 전주시. 양측 모두 일리가 있다. 문명간의 충돌도 아닌 행정의 충돌 쯤이야 충분히 이해가 간다.  전북이 잘살기 위한게 궁극적인 목적이지 않은가. 지금이라도 양 기관이 대화를 나누면 얼마든지 합리적인 방안은 도출될 수있다.

 

그러나 그 도가 넘어서 자칫 감정으로 깊어질까 염려스럽다. 강현욱 대 김완주 간의  ’개인의 충돌’이 가세해 ’행정의 전쟁’으로까지 악화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벌써 항간에는 차기 도지사를 놓고 전초전이 아니냐며 호사가들은 즐기고 있다. 용호상박이란다. 1달전 새 체제로 출범할 때까지만 해도 두 거두는 공존과 평화를 약속하며 2백만 도민들 앞에 굳세게 악수를 나눴었다.

 

모처럼 보기좋은 장면이었다. 도민들은 ”과연 전북의 인물들이야 “”역시 잘 뽑았어“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둘은 이미 10여년 전 지사와 참모의 상하 관계로 함께 호흡을 맞춘 적이 있어 시작부터 기대를 한껏 모았다.

 

더욱 지난 2기 때부터 도민들은 이미 도와 전주시의 불협화음에 식상해 있었기 때문이다.
광역 쓰레기 소각장의 서부 신시가지 설치 논란, 월드컵 경기장 부담금 여부, 각종 도시계획, 교통 카드발급, 인사 교류 등 사사건건이 대립이었다.

 

심지어는 화해의 술자리서까지 험악한 분위기로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고 말았다. 그때마다 참모진들은 얼마나 눈치보며 벙어리 냉가슴을 앓았던가. 시급히 추진해야 할 현안들이 가로막혀 도민들은 얼마나 답답해 했던가. 3기 체제 출범부터 삐걱거린다는건 영 조짐이 좋질 않다. 

 

’코끼리 싸움에 풀밭만 죽는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우리 말에도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라는 비슷한게 있다. 거대한 힘들의 싸움에 나약하고 죄없는 자들이 이유없이 희생양이 되기 마련이다.

 

조기진화 하자. 행정의 충돌이 행정의 전쟁으로 비화하기 전에. 여기서 실패하면 모두가 망한다. 강도정도,김시정도 ,그리고 60만 전주시민을 포함한 전북 도민 모두가.  ’강한 경제 풍요로운 전북건설’을 기치로 내세운 노련한 강현욱 도정. ’내일이면 더욱 달라집니다’를 약속하고 있는 패기만만한 김완주 시정 . 노련과 패기가 조화를 이루면 못할 일이 뭐가 있겠는가.

 

/임경탁(본사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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