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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창] 투기 붐이라도 불어라

 

 

기자는 요즘 서울의 아파트 얘기만 나오면 허탈감에 신경질이 난다. 나의 억울한(?) 사연은 이렇다. 7년 전 전주의 조금 넓은 평수로 이사를 하기로 작정했다. 물론  목돈이 없는 서민으로서 이 아파트의 매각 대금을 전제로 했다.

 

그러나 웬걸. 매기는 없고 납입 기일은 코 앞에 다가왔다. 당초 계획에서 빗나가 다급해진 나는 부득 전세를 내놓아 자금을 마련해야 했다.

 

본의 아니게 집이 두 채가 된 부자다. 그로부터 끊임없이 매물을 내놓아도 터무니없는 싼 가격이 아니고는 거들떠 보질 않는다.

 

손해는 그 뿐이 아니다. 매년 상하반기 재산세를 납부해야 한다. 또 팔렸다 해도 전세금을 반환하고 양도소득세를 내고 나면 내게 남는건 빈 손 뿐이다. 갈수록 가격이 떨어지는 이 아파트는 명의만 본인일 뿐 실제는 남의 것이 된 셈이다.

 

한마디로 들고 있자니 팔이 아프고 , 내리자니 깨지는 골치덩이 항아리다. 그런데 지금 서울의 아파트들은 어떤가. 평당 1천5백만원에 십수평짜리가 수억원씩 연일 고공행진을 계속해 가고 있다. 내 소유의 두 아파트를 합쳐도 서울의 절반 시세에 불과하다.

 

전북지역 '개발 소외의 땅'

 

지방에서 생활한다는 죄 아닌 죄로 앉아서 간접손해를 보고 있다. 절로 분통이 터진다. 이같은 심정 어디 나 뿐이겠는가. 개발에서 소외되고 여전히 낮잠자고 있는 이땅 전북에서 살고있는 도민이라면 다같은 피해자다.

 

부동산의 투기 열풍은 비단 서울 만이 아니다. 

 

주5일 근무제를 맞아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는 강원도,  경제 특구 바람이 불고있는 인천, 신도시로 부상하고 있는 용인, 화성, 김포 등 경기도 일대, 심지어는 경부고속철의 새역사가 들어선다는 충남 천안까지도 돈바람이 불고 있다.

 

망국병 부동산 투기를 미화하자는 얘기는 아니다.
이를 역으로 보자면 사람들의 발길이 잦고 돈이 몰리는건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향후 전망이 있고 살기 좋은 곳임을 모두가 확신하고 있다는 증거다.

 

IMF를 졸업하면서 국가 경제는 확실히 후끈 달아 올랐다. 이미 아랫 목은 물론 가운데까지 펄펄 끓고 있다. 그러나 열기는 거기서 단절되고 만 느낌이다.

 

한번 웃목은 영원한 웃목인가 보다. 여전히 골방 구석 신세에서 못벗어나고 있는 전북인들은 이제 독감에 걸린 상태다.

 

경제특구 지정 공허한 메아리

 

전북은 과연 버려진 척박한 땅, 동토인가. DJ 정부는 역대 정권 보다 유독 지역의 등권주의를 부르짖었다.

 

그러나 생각해 보건대 지독한 구두선 뿐이었다. 정권 초기부터 기획단을 설립하고 추진했던 지역균형발전 특별법이 아직도 국회서 계류중이다. 공장을 수도권에 집중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만든 공업배치법도 슬그머니 후퇴 개정된 상태다.

 

서울공화국을 위해 수도권 4천만평을 경제특구로 지정하는가 하면 3차 수도권 정비계획 아래 곳곳에 신도시 개발사업을 진행시켜 나가고 있다.

 

정부는 과연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리나. 무엇을 위한 행정을 펼치는가.
다섯 손가락 깨물어 안아픈 것은 없다. 서울이든 , 영남이든, 호남이든 모두가 국민이요, 자식이다.

 

" 전북도 경제특구로 지정해달라" 도민들의 목소리가 공허한 메아리로 들려온다.
에라! 부동산 투기 붐이라도 불었으면 좋겠다. 

 

/임경탁(본사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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