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질 것이 터졌다.'
새삼 느끼는 것이지만 영원한 비밀은 없었다. 10월 21일 '경찰의 날'을 자축한 대낮 단란주점의 술파티.
순찰지구대 전직원 22명 중 16명이 참석한 참으로 보기드문 술자리다. 그것도 한 지구대 소속 직원들이었다. 이중 근무지를 이탈해 술자리에 동석한 경찰만도 6명에 달한다고 한다.
'경찰의 날'기념식 행사를 마치고 한 지역주민이 마련한 술자리는 이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날이었다.
뜻하지 않는 '미성년자 술시중'과 '성상납 강요'등의 논란에 휩쓸리며 거센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단란주점 업주의 폭로로 말썽을 빚고 있는 당시 술파티 현장에는 5명의 접대부가 있었고, 이중에는 미성년자가 포함돼 있었다는 것.
경찰은 미성년자가 끼어있었는지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며 항변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미성년자가 포함돼 있었다면 이에따른 책임은 피할 수 없다.
일부 경찰은 술시중을 든 여종업원에게 성매매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주점 기물을 파손하고 업자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함께 협박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업소의 불법행위를 단속해야 할 경찰이 티켓영업을, 그것도 부족해 성매매를 강요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만으로도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
순창지역 주민들은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법으로 처벌받아 마땅한 티켓영업을 단속은 고사하고 이를 방관하다 못해 '요구'한 경찰의 행태에 비난을 보내고 있다.
뒤늦게 문제가 불거졌지만 경찰의 부적절한 행위는 묵살됐다.
한 경찰 고위 간부는 이번 사건을 바라보며 '전혀 숨길 일이 아니다'고 털어놨다. 드러나지 않을 뿐 이와 유사한 일들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을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지나간 일이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내년 '경찰의 날'에는 한층 자숙된 경찰 모습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도 내비쳤다.
시대에 따라 경찰상도 바뀌고 있지만 아직도 일부 경찰은 과거의 악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한 경찰 간부의 고언(苦言). 빠른 시일내 고언(古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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