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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일]미국서 공연 갖는 문정일 우석대교수

강단서 무대로 나선 국악 전령사

‘고사리손’에서 국악의 저변화를 꾀하며 지난해 전국 최로초 도내에 어린이국악관현악단을 탄생시켰던 문정일 우석대 교수(48·우석대교수)가 올해들어 더욱 발걸음이 분주해졌다.

 

한해 계획이 담긴 그가 내비친 ‘다이어리’는 개인 스케줄에, 어린이국악관현악단 공연 일정과 아직 공식적으로(?) 거론하기는 이른감이 있는 숱한 구상들로 빼곡하다.

 

방학이라고 해서 잠시 여유를 가질 틈도 없이 매일 연구실을 나서 피리 소리를 울리며 하루를 여는 그는 요즘처럼 바쁜 날도 없단다.

 

하루 여섯 시간 맹연습. 방학을 맞은 대학 연구실에서 들려오는 문 교수의 피리 소리에 동료 교수나 제자들은 ‘무슨 일인가’ 의아해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는 미국공연을 위해 14일 출국을 앞두고 있다.

 

“대수롭지 않아 조용히 다녀올 생각”이라고 했지만 그의 미국 무대는 의미가 크다.

 

미국의 한 재미 작곡가가 주선한 이번 방문길에 그는 세차례의 공연무대를 갖는다. 미국에서 지내고 있는 문교수의 아내 정혜란씨(43·전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안무장)와 함께 서는 공연도 예정돼 있다.

 

첫공연은 18일 샌프란시스코의 국제문화대학에서 갖는 상령산 피리독주와 산조 무대. 이 대학은 한국인 2, 3세 교포들을 대상으로 한국문화를 전수하고, 직업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23일에는 ‘한국과 일본 무용의 만남’을 주제로 ‘올드 퍼스트 처치’(Old First Church)에서 열리는 한일 양국 무대에 한국 전통악기 연주자로 초대됐다. 그는 ‘고토’, ‘샤미센’ 등 일본의 전통악기들과 함께 하는 피리 연주를 맡았다. 이날 문교수의 아내 정씨가 한국 무용으로 함께 무대에 선다. 정씨는 국립국악고 무용교사로 재직하다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안무장을 거쳐 4년 전 미국으로 건너가 현재 북가주한국문화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마지막 무대는 2월 9일 스탠포드대학에서 개최하는 동양음악페스티벌. 문교수는 피리 독주회로 페스티벌에 초대됐다.

 

“우리 것을 세계 무대에 알린다는 것은 좋은 일이죠. 늘 하는 일이지만, 그래서 더욱 부담이 되고 긴장이 돼 연습을 소홀히 할 수 없었어요.”

 

해외 공연을 채 며칠 남겨두고 있지 않은 그는 개인작업 못지 않게 어린이국악관현악단의 올해 활동을 구상하는 일로도 마음이 바쁘다.

 

“창단 공연과 송년음악회까지 모두 성공적이었던 지난 한해였어요. 여세를 몰아 더욱 알찬 공연을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어린이날이 낀 5월과 하반기 정기공연 계획도 일찌감치 세워뒀고, 첫 나들이로 대구 공연을 기획 중이라는 그는 전주세계소리축제 무대와의 결합도 구상중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관심을 끄는 것은 따로 있다. 어린이국악관현악단과 함께 그가 오랫동안 계획해온 ‘어린이판소리합창단’과 ‘어린이풍물패’창단. 구상대로 추진된다면 올해 안에 결실을 볼 수 있을 어린이판소리합창단이나 풍물패 창단은 국악 대중화에 새로운 기대를 갖게 해주는 의미있는 시도다.

 

“창극과 관현악은 공존공생 관계죠. 풍부한 음량을 발산하고, 음악적 실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서로 호흡을 맞추며 영역을 넓혀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역 특성을 살려 국악을 취미로 삼든 전공으로 하든, 국악 꿈나무들이 다양한 영역에서 끼를 발산할 수 있는 여건을 꾸준히 만들어나갈 생각이라는 그의 열정에 국악의 미래가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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