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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담함의 깊이와 간결속의 고요함

'전주 연지회 초대전' 열일곱번째 정기전

눈을 현혹하는 채색을 감추고 먹과 물로만 그려내는 수묵화(水墨畵). 동양의 맑은 정신을 간직하고 있는 수묵화로 한국과 일본의 작가들이 만난다. 담담한 맛과 고요한 운치가 스며있다.

 

20년이란 쉽지않은 시간을 이어온 여류화가들의 모임 연지회(회장 전기풍)가 일본 가나자와 수묵화 단체 북수회와 군산 가연회를 초대했다. 15일부터 21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열일곱번째 정기전 ‘전주 연지회 초대전’.

 

2003년 전주시와 자매결연을 맺고있는 가나자와시의 북수회와 인연을 맺게된 연지회는 세차례 한·일교류전을 가졌다. 전국 단위의 공모전을 치르는 등 일본 화단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북수회는 수묵화를 그리는 전업작가들이 중심이 돼 활동하고 있는 단체. 북수회가 한국을 찾기는 올해가 처음이다.

 

한국의 참여작가는 강금란 김영희 김재숙 성인환 양기순 양윤영 오연숙 이연옥 이정숙 임정희 장정하 전기풍 정미라 조윤 최양자 홍성녀 고영자 김숙경 김연옥 김정애 김희숙 백숙자 오정례 이숙자 정명희. 연지회 회원 16명과 가연회 회원 9명이 출품했다. 연지회의 지도교수인 목원 임섭수씨도 부드러운 서정성을 머금고 있는 은은한 화폭을 펼쳐냈다.

 

일본에서 작품을 보내온 작가는 29명. 50대부터 70대까지, 오랜 연륜을 쌓아온 작가들은 일본 전통미술에 대한 원숙한 시각으로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전통의 길을 고집스럽게 걸어온 양 국 작가들은 철저하게 수묵화만을 연구해 왔지만, 민족 고유의 정서를 바탕으로 한 그들의 화풍은 다르다. 한국 수묵화가 깊이를 찾기 위해 내밀하게 파고든다면 일본의 수묵화는 조금 더 간결하다. 한지와 화지 위로 퍼져나가는 먹에서 작가들은 서로 다른 느낌을 찾아낸다.

 

연지회 지도교수 목원 임섭수씨는 “여성들이 좋은 그림을 그리자는 마음으로 연지회를 시작해 어느새 2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며 “한국과 일본의 교류전을 통해 두 단체의 우정이 더욱 두터워지고 양 국의 서로 다른 화풍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6일 오후 3시 개막하는 전시 일정에 맞춰 북수회 회원 21명이 전주를 찾는다. 연지회는 전주 한옥마을과 금산사, 전북도립미술관 등 한국의 전통과 문화가 배여있는 곳으로 일본 작가들을 초대해 전주의 멋을 전할 생각이다.

 

6월에는 연지회 회원들이 가나자와를 찾는 일정이 계획되어 있다. 북수회는 연지회를 21세기 미술관에서 열리는 제14회 전국공모 수묵화 북수전에 초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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