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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포-사람과 풍경] "중국서도 못느낀 서예에 대해 새롭게 인식"

조선족 유학생 박윤국 씨

한자문화의 본고장인 중국에서 서예활동이 일상일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중국에서도 서예에 관심을 갖는 층이 한정돼 있다.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열리는 한국소리문화전당 전시장에서 만난 조선족 유학생 박윤국씨(29, 전북대 중문과 대학원)는 중국에서 서예를 접하지 못했다. 학교에서 서예동아리 활동을 하는 학생들이 있지만, 관심 밖이었다. 전시장을 둘러본 그는 서예 분야가 그렇게 다양한 줄 몰랐다고 했다. 문자를 입체적으로 드러내고, 도자기 등에 새겨진 글씨 등을 두고서다.

 

유학생활 5년 차인 그는 중국서는 물론, 한국에서도 서예전시회와 처음 마주한다고 했다. 그런 그의 걸음을 멈추게 한 곳이 ‘영상서예전’으로 마련된 컴퓨터 모니터 앞. 중국 연변대와 군산 서해대에서 컴퓨터를 전공한 박씨는 모니터에 나타난 ‘합(合)’자의 조합에 관심을 보였다. 게임을 이용한 한자여행에 잠시 빠지기도 했다.

 

그는 또 중국인 출품작을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마오쩌뚱의 본명인 류엔후(毛潤之) 글 내용과 이백의 시 등을 중국말로 읽어내리며 해석해보았다.

 

‘나도 서예가’ 코너에서 걸음을 멈춘 그는 붓을 잡고 뭔가 그려냈다. ‘天主 是 我的愛也’(하나님은 나의 사랑이다)고 쓰며 겸연쩍어 했다.

 

“한족 학교들의 경우 중국문학을 깊이 공부하지만, 조선족 학생이 많이 다니는 연변의 학교에서는 그렇지 못합니다. 대신 정철 등 한국 작가들의 문학작품을 고교과정에서도 배웠습니다. ”

 

1시간여 전시관을 둘러본 그는 중국서도 느끼지 못한 서예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했다는 소감을 말했다. 비엔날레를 알리는, 다양한 색깔과 디자인의 깃발도 아주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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