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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첼리스트 독주회로 고향찾다

음악·생물학 함께 공부하는 '하버드생 첼리스트'...29일 소리전당 '고봉인과 떠나는 유럽 음악여행'

“한 인간으로 성장하면서 그리고 음악가로 성장하면서 저는 전주에서 많은 경험과 배움을 받았습니다. 신흥중학교를 다닐 적에는 사춘기를 보내고 있었죠.”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한국의 젊은 첼리스트 고봉인(21). 그의 고향은 전주다.

 

“성장과정에서 정신적, 물질적으로 많은 도움을 준 분들에게 이번 연주를 통해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그에게서 음악가의 감성적인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독주회 프로그램을 짤 때면 생각할 게 너무 많아서 힘이 듭니다. 이번 연주회도 처음에는 ‘수직과 수평’이란 주제로 준비했지만 한국 청중들에겐 너무 무겁겠다 싶어 ‘첼리스트 고봉인과 떠나는 유럽 음악여행’으로 바꿨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여는 첫 독주회. 청중들의 감정을 치밀하게 고민하는 모습에선 과학자의 지적인 날카로움이 풍긴다.

 

“고집스럽더라도 내가 원하는 인생을 살고 싶었어요. 음악을 시작하기 전에는 아버지 뒤를 이어 의과학자가 되고 싶었고, 음악을 시작한 후에는 음악가가 되고 싶었죠.”

 

그의 아버지는 전북대 교수를 지낸 고귀영 포항공대 교수. 하버드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있는 그는 “공부가 아니라 내 인생을 사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두 가지를 모두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음악과 생물학을 함께 공부하는 ‘하버드대생 첼리스트’로 가리워진 그의 이력은 그러나 화려하다. 제3회 차이코프스키국제청소년콩쿠르에서 첼로부문 1위를 차지했으며, 독일 크론베르그 첼로 마스터클라스 란드그라프 폰 헷센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제까지는 ‘첼리스트 고봉인’ 보다 ‘하버드대생’ ‘금호영재’ 등 다른 타이틀들이 많이 따라다녔죠. 독주회가 주는 부담도 크지만, 저에게는 늘 따라붙던 타이틀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29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리는 ‘첼리스트 고봉인과 떠나는 유럽 음악여행’에서는 베토벤의 ‘소나타 5번 D장조’와 마누엘 데 파야의 ‘스페인 민요 모음곡’, 라흐마니노프의 ‘소나타 19번 G단조’를 연주한다.

 

청중들이 자신의 연주를 들었을 때 ‘좋은 연주회다’ ‘좋은 첼리스트다’라는 평보다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다’는 소감을 듣고싶다는 그. 1998년 데뷔, 8년이 지나서야 독주회를 열게 된 젊은 첼리스트는 “청중들이 음악으로 독일과 스페인, 러시아를 여행한 기분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처음 그의 기획대로 두터운 화성과 대위법이 특징인 베토벤의 곡과 광활하고 무한한 멜로디와 리듬의 흐름을 보여주는 라흐마니노프 곡으로 수직과 수평의 음악을 비교해 보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그는 “이번 독주회가 끝나면 한동안 전주를 찾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슬프거나 열정적인 연주를 잘하는 한국인들. 그러나 고봉인은 슬프거나 열정적인 연주에 한국인이 부족한 유머까지 갖추고 있다. 이 매력적인 첼리스트를 아무래도 이번 독주회에서 만나둬야 또 얼마간의 시간을 기다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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