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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희 '혼불' 미술로 풀어내다

김영란 유미옥 등 참여 '혼불展' 10일부터 갤러리공유

예술가들이 나고 자란 공간은 그들에게 정서적으로 많은 영향을 끼친다. 현재 살고있는 공간 또한 마찬가지. 최명희(1947∼1998)가 남긴 필생의 대하소설 「혼불」에는 이 땅을 살아온 사람들의 숨결이 여전히 숨쉬고 있다.

 

최명희가 「혼불」에 전라도의 혼을 불어넣었듯, 미술가들이 ‘혼불展’을 펼쳐낸다.

 

「혼불」의 내용들이 미술 창작의 촉매가 되고, 그 촉매가 다시 미술가들의 미의식으로 발현된 것. 「혼불」이 소설의 삽화가 아닌, 본격적으로 회화화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청암부인’ ‘효원’ ‘강실이’ 등 「혼불」 속 여인들의 이름을 점자로 나열하고 스크레치와 철가루를 부식시켜 여인들의 얼키고 섥힌 아픔을 표현한 ‘혼불의 여인들’, 육체를 떠나는 영혼을 부르는 의식을 음율의 시각적 이미지로 표현한 ‘한-돌려보내다’, 「혼불」 장례식 장면을 참고로 원문대로 수의를 제작한 ‘청암부인 수의’…. 몇 번이고 「혼불」을 다시 읽은 작가들의 작업은 때로는 세밀하고 때로는 대범하게 ‘혼불’의 이미지를 펼쳐놓는다.

 

참여작가는 김영란 유미옥 최희경 유기종 이은혁 최영문 나인하 김철규 박순자씨. 작가들은 “예술가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문화를 극대화하는 작업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며 “「혼불」을 미술로 풀어내는 것은 내가 전북에 살고 있는 이유를 보여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혼불展’은 10일부터 9월 30일까지 갤러리 공유에서 열린다. 오픈식은 10일 오후 7시. 작가들과의 만남은 물론, 공유 대표인 이정임씨의 가야금 연주를 기대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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