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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오디 - 백성일

무공해 건강식품이 인기다.웰빙이라는 참살이 단어가 붙어야 잘 팔린다.유기농 재배 농산물이 관심을 끈다.안심하고 믿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가 없기 때문이다.중국산 농산물이 국산으로 둔갑해서 판매되는 바람에 소비자들이 노이로제에 걸려 있다.그래서 농약 안 친 열매는 으뜸이다.단오 무렵에 나오는 오디가 건강식으로 각광 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오디는 보리와 함께 익는다.해마다 이맘 때 뻐꾸기 우는 보리누름 철이면 오디가 검게 익는다.어린 시절 뽕밭에서 입 주위를 까맣게 물들이며 오디를 따먹던 기억이 중장년층이라면 있음직하다.구멍가게조차 없는 시골에서 오디는 반가운 군것질거리였다.키가 작아 뽕나무 가지를 흔들어서 오디를 땄다.잘 익은 오디가 후드득 떨어진다.흙이 묻어 있어도 아무렇지 않았다.불어서 그냥 먹었다.오디는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배도 불렀다.

 

오디는 동의보감 탕액편(湯液篇)에 '까만 오디는 뽕나무의 정령(精靈)이 모여 있어 당뇨병에 좋고 오장에 이로우며 오래 먹으면 배고픔을 잊게 해준다’고 씌어 있다.또 귀와 눈을 밝게 한다고 했으며 오디를 오래 먹으면 백발이 검게 변하고 노화를 방지한다고 기록돼 있다.뽕나무는 누에가 먹는 식물로 동방의 신목(神木)이라 할 정도로 귀하게 생각했다.한방에서는 오디를 '상심자’라 하여 강장제로 씌였고 오디로 담근술을 '상심주’라 해서 신선이 마시는 술이라고 여겼다.

 

뽕나무는 하나도 버릴 것 없는 나무다.오디나 뽕잎만이 유용한 것도 아니다.껍질과 뿌리는 '상백피’(桑白皮),'상근피’(桑根皮)라고 하여 해열과 진해에 효과가 있다.뽕잎도 차로 만들어 복용하면 혈당을 떨어 뜨리거나 고혈압을 낮추는데 도움 된다.특히 오디에는 암을 억제하고 피부 탄력을 높혀주는 새로운 기능성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레스베타트롤’이라는 물질로 포도보다 156배,땅콩보다 780배가 높다는 것.

 

뽕나무는 양잠업이 성행하던 60~70년대 농가의 주 소득원이었으나 사라졌다가 다시 건강식품 바람을 타고 살아 났다.부안에서는 참뽕이라는 상표로 뽕주가 나와 애주가로부터 사랑받고 있다.오디가 당뇨병 치료제로 널리 쓰일때는 뽕나무가 많은 부안 정읍 고창이 상전벽해로 바뀔 것이다.

 

/백성일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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