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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예찬] 전북에 필요한 것 - 성재민

성재민(인터넷신문 선샤인뉴스 대표)

1980년대 초반 등장해 온 국민을 열광케했던 '국민스포츠' 야구가 새 전성기를 맞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2009시즌 전체 관중은 525만명을 돌파했다. 1995년 세운 역대 최대 관중 540만의 기록도 곧 갈아치울 기세다. 쌍방울 레이더스의 공백으로 전남북을 아우르는 '호남팀'이 된 기아 타이거즈는 리그 1위를 달리며 한국시리즈 직행을 예고하고 있고, '미리보는 한국시리즈'로 불리는 선두팀들의 경기는 연일 매진사례다. 많은 사람들이 '가을 야구'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러나 전북은 좀 다르다. '호남팀' 기아를 응원하는 사람은 많지만 광주·전남과는 다소 온도차가 있다. 간간히 군산에서 경기를 치르긴 하지만 기아 타이거즈의 주 활동무대가 광주·전남인 탓에 전북도민들이 기아에 대해 지역연고팀 의식을 갖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전북 현대의 선전은 반갑기만 하다. 전북현대모터스는 7일 현재, 전북은 1위 서울에 불과 승점 1점차로 뒤진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는 '돌풍의 핵'이다. 여차하면 우승도 노려볼 수 있을 정도다.

 

전북이 '돌풍의 핵'이 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화려한 컵대회 성적과 달리, K리그 성적은 초라했기 때문이다. 전북은 지난 1994년 창단 이후 FA컵, 슈퍼컵, AFC챔피언스리그, 태국 빅4컵까지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지만 유독 K리그와는 인연이 없었다. 가장 높은 성적도 2000년 3위가 전부다. 그런 전북이 이번 시즌에는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그것도 1위를 턱밑까지 추격하면서.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관객도 늘고 있다. 최근에는 매 홈경기마다 2만여 관중이 전북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고 있다.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걱정이 앞선다. '혹시 이 인기가 반짝인기가 아닐까'하는, '성적이 조금만 나빠지면 다들 경기장을 떠나진 않을까'하는 우려 때문이다. 경기장을 찾는다는 것은 작게나마 지역팀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이기에 긍정적인 일이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지역연고팀은 지역에서 사랑받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지역팀에 관심을 갖는 것은 지역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다. 때문에 지역팀이 지역민들에게 사랑받을 때, 지역에 대한 애정도 가질 수 있다. 지역 속에 자리하지 못하는 지역팀은 한 순간 소비되는 엔터테인먼트에 그치기 쉽다. 성적이 좋을때만 '반짝 인기'를 얻을 뿐 지속적인 인기를 얻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지역팀과 지역민들 사이에 더 큰 관심과 애정, 소통이 필수적인 것은 당연하다.

 

그런 의미에서 지역팀의 역할을 강조한 전북현대 최강희 감독의 발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전주성(전주월드컵경기장의 애칭)에서 3만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경기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그는 '3만 관중'을 만들기 위해 '도민속으로' 들어가겠다고 했다. "선수들과 함께 사인회나 봉사활동 등을 자주 열고 다양한 지역기여활동을 통해 도민들을 더 자주 만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최 감독의 발언에서 '지역과 호흡하는 지역팀'이 될 때 '3만 관중'을 모을 수 있다는 확신이 느껴진다.

 

만약 지역팀이 그러한 노력을 기울인다면, 지역민들이 보내줄 수 있는 답은 하나다. 바로 지역팀의 열렬한 팬이 되는 것이다. 홈경기에 '3만 관중'이 모여 지역팀의 경기를 응원한다면 그 이상의 선물은 없을 테다.

 

지역팀에 대한 관심은 지역에 대한 관심이기도 하다. 지역팀이 지역민들의 관심을 얻을 때, 지역민들은 팀을 중심으로 하나의 정서적 공동체를 이루어간다. 지역팀 자체가 지역공동체의 '핵'이 되는 것이다. 해외에서도 유명한 지역스포츠팀은 언제나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아왔음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박지성 선수가 속해있어 더욱 친숙한 영국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처음에는 작은 지역동호회 수준의 축구팀에서 시작했다. 이 팀의 성장배경엔 지역민들의 열렬한 사랑과 지지가 있었다. 이제 우리 차례다. 지역팀은 지역민들의 사랑을 먹고 자란다. 지역팀이 '지역속으로' 들어가려는 노력을 보일때, 그리고 전북도민들이 뜨거운 사랑과 응원을 보낼 때 전북 현대를 비롯한 지역연고팀은 비상(飛上)할 수 있다.

 

/성재민(인터넷신문 선샤인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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