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 중심 특화산업서 시장 중심 전략산업 전환을
지방자치가 실시된 뒤 지역의 산업 정책은 없었다.
기껏 해야 특산물을 내세운 특화산업이 고작이었다. 이마저도 시장, 군수가 바뀌면 관심 분야에 따라 정책의 우선순위가 바뀌고, 기존 사업은 '소리 없이' 폐기되기 일쑤였다.
단체장이 바뀌더라도 '될성부른 떡잎'이라면 오래오래 '아름드리 나무'로 키워야 하지 않을까?
지역의 미래를 위해 단순한 원재료 중심의 특화산업에서 벗어나 시장 중심의 뚜렷한 지향점이 있는 전략산업으로 정책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배경이다.
14일 진안군청 강당. 민선 5기를 맞아 진안군(군수 송영선)이 마련한 '민선 5기 신산업정책 추진을 위한 전문가 집중 토론회'에서 황태규 우석대 교수(도시마케팅)는 "막연히 중앙정부에서 내려오는 예산에 따라 산업정책을 세우는 게 아니라 지방정부의 독자적이고 체계적인 산업 진흥 정책이 필요하다"며 "중앙정부의 공모 사업도 그 안에서 운영해야 하고, 산업 계획은 '전략산업 진흥 5개년 계획' 식으로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농산물 중심의 생산·공급 체계에선 농약·비료·농기계·금융 등 대규모 자본에 생산자들이 종속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작황이 좋건 나쁘건 '시장의 리스크(risk·위험 요소)'를 떠안는 건 언제나 대기업이 아니라 농민이라는 것이다.
소재와 생산자 중심의 특화산업은 자원 활용도 '지역적 폐쇄성'을 띠지만, 시장과 소비자 중심의 전략산업은 내·외부 자원을 전방위로 활용한다.
황 교수는 진안군이 지난 2007년부터 추진해 온 아토피 사업에 대해 질병 중심의 차별화와 아토피라는 테마 선점은 높이 평가하면서도, 진입 장벽이 낮고, 시장 및 산업 통제 요소가 적은 점은 한계로 지적했다.
그는 기존 성과를 서둘러 브랜드화하고, 아토피 관련 의류·식품·음식류·건축 재료·생활 제품 등 중요한 산업자원을 선점하는 등 '전략산업화 가능성'에 대한 정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작지만 알찬 지역만의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기 위해선 '공공의 역할'이 단순히 생산·가공의 보조자가 아닌 신산업 창출의 리더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장효천 국가지역경쟁력연구원 연구기획실장의 '진안군 경쟁력의 현주소와 미래', 한광식 김포대학 e-비즈니스과 교수의 '진안군 향토자원 산업화 및 추진 전략', 김진태 한국지역정보개발원 책임연구원의 '정부 지원 타당성 확보 방안', 정성찬 특허청 서기관의 '진안군 전략산업의 브랜드 경영 전략' 등의 주제 발표와 토론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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