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우(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지역신문으로 대표되는 지역언론이 살아야 지역이 산다는 이야기는 이미 진부한 것이 되어버렸지만, 그 시장구조가 이미 왜곡으로 점철된 상황에서 지역신문이 자생적으로 살아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그 중요성이 너무 큰 까닭에 지역신문을 살리기 위한 시장 내·외부의 대안찾기와 노력은 계속 이어지는 중이며, 그 과정에서 일면 긍정적인 성과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독자와 호흡하고 '읽히는 신문'이 되기 위한 지역신문 내부의 노력 덕에 지역신문의 질적인 부분은 시간이 갈수록 향상되는 중이다. (물론, 왜곡된 지역신문 시장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명제에 공감하는 몇몇 신문사에 한해서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런 변화의 과정에서도 불변의 모습을 자랑(?)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지역신문에서 마치 지면 채우기 용도로 활용되는 '지역면'이다. 행정기관에서 작성한 보도자료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지역면'은 전북에서 발행되는 10개 이상의 종합일간지 모든 면에서 '싱크로율 100%'를 자랑할 정도이다.
이는 각 신문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주재기자 제도가 사실상 기사를 위한 제도이기 보다는 광고를 위한 제도로 전락한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군 단위의 지역주간지 취재기자와 지역병원 홍보팀에서 인턴으로 근무한 필자의 경험에 비춰보건대, 주재기자의 필수덕목은 다름 아닌 인맥이었다. 신문사가 이들에게 바라는 것은 기사가 아닌 광고였으며, 주재기자를 '투잡' 정도로 여기는 주재기자들의 취재원은 그 지역 관공서나 병원 등 협찬이나 광고가 되는 취재처에서 근무하는 자신들의 후배와 친구들이었다.
그래서 오늘도 전주를 제외한 전라북도 시군지역의 행정기관에서는 자신들이 작성한 보도자료를 자신들이 스크랩하는 웃지 못 할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 얽혀버린 실타래를 풀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필자는 지역일간지와 지역주간지의 기사제휴를 제안한다. 통신사의 전국뉴스를 지면에 할애하듯, 시·군 단위 주간지의 비중있는 기사를 지역신문 지역면에 활용하자는 것이다. 아마도 보도자료 가공기사로만 채워지는 지면보다는 훨씬 생기가 돌지 않을까 싶다.
전라북도 내 어디를 가도 지역주간지는 과잉이다. 지역일간지는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분명 뜻이 있는 신문사는 있고, 다른 신문을 펴내는 신문사는 존재한다. 같은 뜻을 가진 신문사가 뭉쳐 상생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이 오늘도 땀 흘리며 취재현장을 누비는 주재기자 분들의 자부심과 긍지에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박창우(오마이뉴스 시민기자)
/ 박창우(오마이뉴스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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