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연(전주대신문 편집장)
새 학기가 시작되어, 입학식과 개강으로 대학은 분주하다. 학생들은 각자의 꿈을 안고 설레는 마음으로 학교 안에 들어설 것이다. 신입생들은 기대에 부풀기도 하고, 재학생이나 복학생들은 학점관리와 취업걱정에 불안한 마음도 있을 것이다.
행정안전부는 올해 9급 공무원 평균 경쟁률이 93.3대 1에 달했다고 밝혔다. 대기업, 공무원 직종의 경쟁률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대학생들도 각종 자격증 취득과 취업의 관문 앞에서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자신만의 실력과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
대학교 1~2학년 때는 자격증, 취업공부에만 매달리기보다는 풍부한 독서를 통해 세상을 보는 안목을 키우고, 인생 멘토를 찾아 자신의 롤 모델로 삼는 것이 중요하다. 대학시절은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현실의 대학 세태가 취업 중심이라고 비판할 것만이 아니라, 대학에서 소중한 자산을 얻어 가려는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다. 대학 시절이 취업준비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삶을 설계해 나갈 수 있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많은 학비가 아깝지 않고, 4년이라는 귀중한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리처드 브라우티건이 쓴 '그레이하운드 비극'이라는 단편소설이 있다. 소설에는 영화 스타를 꿈꾸는 젊은 여자가 나온다. 그녀에게 영화는 '종교'였고, 영화잡지는 '성서'였으며, 영화를 관람하는 것은 '예배의식'이었다. 그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빈둥거렸다. 그녀는 버스 터미널로 가서 할리우드로 가는 버스 요금을 알아낼 용기조차 내지 못했다. 결국, 자동차 판매원과 결혼했고 두 명의 아이를 두었다. 그러나 영화스타로서의 환상이 아직도 그녀의 가슴 한 구석에 남아 버스 터미널을 지나칠 때면 그녀는 얼굴을 붉힌다.
이 소설을 처음 접했을 때, 나 또한 꿈만 꾸고 그 꿈을 이루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소설 속의 '버스 터미널'. 어쩌면 대학은 꿈을 이루기 위한 버스 터미널과 같은 곳일지 모른다. 스스로 목적지까지 가는 차비를 알아내고 차비를 구한 뒤, 버스를 타고 목적지에 가야 한다. 그래야 꿈을 이루게 된다.
대학 첫 입시에 실패했을 때, 나는 스티븐 킹 원작의 '미스트'라는 영화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미스트'에는 희망을 포기한 죄로 대가를 치르게 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가 나온다. 당시, 나는 안개와 같이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해 그저 비관하고만 있었다. 결국은, 도중에 포기를 했고 결과는 예상했던 대로였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했더라면 결과는 달랐을지 모른다.
꿈을 이룬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지망생이었던 시절이 있다. 대학 지망생, 공무원 지망생, 가수 지망생……. 지망생으로 남느냐, 그 꿈을 이루느냐는 자신에게 달려 있다. 얼마전 종영된 드라마 '드림하이'에서는 가수를 꿈꾸는 고등학생들이 꿈을 이뤄나가는 모습을 그려냈다. 꿈을 이뤄나가는 모습이 아름다운 것은, 누구나 마음 속에 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 꿈을 찾고, 이뤄나가는 것은 자신의 몫이다.
새 학기, 새로운 출발선 앞에서 그 꿈을 찾는 여정이 시작되길 바란다.
/ 박소연(전주대신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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