왁자지껄 시골장 좌판에 봄내음 물씬…지리산 둘레길도 이곳서 출발, 주변 볼거리 풍성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깬다는 경칩도 지나고 3월도 벌써 중순으로 접어들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코끝에 닿는 바람은 여전히 차갑다. 그래도 겨우내 움츠렸던 마음은 새봄맞이에 설렌다. 지리산을 중심으로 남쪽에 하동의 화개 장터가 있다면, 북쪽에는 지리산 둘레길에 맞닿아 있는 남원 인월장이 유명하다.
봄의 길목에선 요즘 남원의 인월장은 지리산 자락에서 캐온 냉이, 달래 등의 봄나물과 고로쇠 물로 봄내음이 물씬 풍긴다. 인월장은 주말이면 관광객으로 발디딜 틈이 없는 지리산 둘레길과 인접해 있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번 주말에는 지리산 둘레길을 걸으면서 남원 인월장에 들러 제철 만난 고로쇠 물도 마셔보고, 희망찬 새봄도 한껏 느껴보면 어떨까?
▲ 남원 인월장
남원시 인월면 인월리에 있는 인월장은 5일장으로 3일과 8일에 열린다. 지리산권을 아우르는 향토시장으로 조선조 말부터 전라도와 경상도 주민들이 이용해 온 천년의 역사를 가진 전통시장이다. 인월장은 전라도 사람과 경상도 사람이 한데 어울려 물건을 사고팔고 인정을 나누는 호·영남 화합의 장터이기도 하다.
봄이면 지리산 줄기에서 자란 산나물이 쏟아지고, 전국 최고의 고로쇠 물도 넘쳐나면서 장터는 더욱 풍성해진다.
5일마다 열리는 장에는 농축산물과 지역 특산물, 지리산 산나물, 생활필수품의 물물교환 장소로 남원의 운봉, 인월, 아영, 산내안 장수의 번암, 경상도의 마천, 함양 등 지리산권 주민 5000여명이 이용하고 있다. 사통오달의 지리산 입구에 위치한 호남과 영남을 잇는 도농 거점 소도시로 지리산 둘레길을 찾는 많은 관광객들이 특산품을 값싸게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남원시는 이런 5일장의 전통성을 살리고 지리산둘레길 주변 관광자원을 이용, 환경정비를 통해 지리산권의 대표적인 주말 관광시장으로 키워나가고 있다.
▲ 지리적 환경과 특성
인월장터는 경상남도와의 접경에서 3km 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인접한 경남 함양에서 13km 떨어져있다. 또 장날이 인월장의 전날(3, 8일)이고, 남원 장날은 뒷날(4, 9일)이다.
국도24호 선상 40km 내에 위치한 3개 시장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어느 지역 재래시장과는 사뭇 역할과 기능이 다르다. 남원시내에서 함양방면으로 27km 지점, 88 고속국도 남원 함양 사이 지리산 IC에서 1.5km 지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매월 3일, 8일, 13일, 23일, 28일에 장이 열린다.
표고 500m의 고원 지대를 중심으로 여원치와 팔랑치를 오르내리며 전라도와 경상도 사람들이 어울리고 문물이 교류하는 곳이다.
역사적으로는 나제(羅濟)의 완충지대였으며, 오늘날에는 호·영남의 화평지대로도 유명하다. 인월시장을 중심으로 4통5달 교통이 발달해 반경 15km 이내에는 많은 마을들이 분포돼 있어 이용권역이 매우 넓다. 남원시 인월면, 아영면, 산내면, 운봉읍, 장수군 번암면 일부와 함양군 마천면과 함양읍 일부 등 2개 도, 3개시군, 7개 읍면의 주민들이 이용하는 천혜의 물류요충지이다.
상인은 현지인과 남원시내 상인들, 그리고 함양 상인들이 주를 이루지만, 그중에 50% 이상이 경상도 상인들이다. 전라도와 경상도 사투리가 뒤섞여서 장바닥은 그야말로 호·영남인들의 말과 향연의 큰 잔치 마당이 돼 독특한 풍속과 문화가 형성된다.
인월을 중심으로 한 고원 분지에는 광활한 평야와 산지(山地)가 많아서 쌀은 물론. 콩을 비롯한 각종 잡곡이 풍성하게 생산된다. 잣, 호도, 곶감, 한봉꿀, 한지와 옹기, 목기 그리고 지리산에서 채취된 각종 약초와 산채 등은 이 지역의 특산물이다. 최근에는 감자와 고랭지 채소를 비롯해 사과와 포도가 명품으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으며 한우와 흑돼지 등 축산물 또한 유명하다.
▲ 인월장이 새롭게 뜨고 있다.
인월장 주변 대표적인 관광지로는 지리산 뱀사골, 흥부휴양림, 국악의 성지, 황산대첩비지, 실상사 등을 꼽을 수 있다. 또 매년 3월에 지리산고로쇠 약수제, 5월에 지리산 바래봉 및 봉화산 철쭉제, 10월에 지리산 단풍제가 모두 인근에서 개최된다.
최근에 관광객이 급증하며 신 관광명소로 떠오르는 지리산 둘레길의 하나도 인월장에서 시작된다. 옛길과 현재의 길이 공존하는 지리산 둘레길은 국내 최장거리다. 3개도, 5개 시ㆍ군을 연결하는 총 800리(약 300㎞)에 이른다. 이 길들은 올해 말까지 모두 연결될 예정이다. 지리산 둘레길은 5개 코스로 나뉘어 있다. 주천~운봉, 운봉~인월, 인월~금계, 금계~동강, 동강~수철 구간이다. 이 구간중 운봉~인월 구간에 남원 인월장터가 있다. 인월장터에서 시골장터의 청취와 새봄을 한껏 느끼고 생활의 기운을 불어 넣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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