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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리 걸음 전북문화재단 어떻게 되나

설립 공감대 형성, 이르면 연말 출범…TF팀 "이사장은 도지사, 실무책임은 전문가 바람직"

지난해 전북도의회 주관으로 열린 전북문화재단 설립에 따른 토론회 모습. ([email protected])

"출범은 확정됐으나, 태동 시점은 빨라야 올해말, 늦으면 내년"

 

'전북문화재단'의 출범여부 및 구체적인 시기를 현 시점에서 볼때 한마디로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문화예술계 일각에서는 아직도 "과연 전북문화재단이 출범하기는 하는가"라며 미심쩍어한다.

 

전북도나 도의회가 문화재단 출범에 다소 미온적인 이유중 하나는 공룡 문화단체가 출범함으로써 문화권력이 생길 수 있고, 문화예술계 내부의 심각한 파벌로 인해 갈등이 심화할 수 있으며, 출범도 하기전부터 특정 인사의 내정설이 나도는 등 부정적 측면이 부각된 때문이다.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운영 주체가 내심 통합에 반대하는 기류도 없지않다.

 

예산안 의결권을 쥔 도의회는 지난해말 전북문화재단 관련 예산을 다루면서 전북도의 준비미흡및 시기상조론을 이유로 삭감하면서 올 추경때 통과시키겠다고 약속했으나, 전북도는 이번 추경에 예산을 아예 편성치도 않았다.

 

전북도는 서두르지 않고 비전과 로드맵을 만들어 연말또는 내년 출범을 목표로 차분히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해관계가 얼키고 설켜 있으나, 전북도는 이르면 6월중 도지사의 최종 결심을 거친 후 구체적 태동 작업에 나설 전망이다.

 

이와관련 도의회 배승철 문화관광건설위원장은 지난 31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의미있는 발언을 했다.

 

"전북문화재단이 출범해야 한다는데 대체적 공감대가 형성됐고, 시기적으로 올해 태동하는게 최적이다, 소리문화의 전당 수탁기간이 내년말 끝나는 점을 감안하면 늦어도 내년초엔 출범해야 한다"

 

지난해말 전북문화재단 관련 예산(3억원)을 전액 삭감했던 소관 상임위원장으로선 매우 주목할만한 발언을 한 것이다.

 

더욱이 그는 "이사장은 도지사가 맡되, 실무 책임은 특정 파벌이나 인맥에 얽매이지 않은 문화예술 전문가의 몫"이라면서 "비전이나, 기구 등에 대해 모두가 잘 아는만큼 더 이상 논의는 의미가 없고, 지사가 속히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 추진 경위및 쟁점

 

전북문화재단은 지역문화예술인 중심의 문화예술 전문기구로서 다양한 문화적 욕구에 따른 예술정책의 변화 흐름에 부응하고 독립성과 전문성, 효율성을 갖춘 문화예술진흥 전담 조직이다.

 

전북도의 경우 2006년 9월 효율적 운영방안 마련 마련을 위한 테스크포스팀이 구성된 이래 지금까지 간담회 37회, 공청회 4회를 거쳤다.

 

무려 5년동안 회의만 거듭하면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2009년 11월엔 '전북문화재단 설립및 운영에 관한 조례'가 도의회에서 제정됐으나, 이듬해 도의회는 관련예산 3억원을 전액 삭감, 현재까지 답보상태를 거듭하고 있다.

 

몇가지 쟁점은 계속 논란의 대상이다.

 

우선 이사장을 민간인으로 하느냐, 아니면 도지사로 하느냐가 관건이다.

 

도지사가 이사장이 될 경우 문화재단의 위상이 제고되고 예산확보와 향후 확대발전이 유리하지만 재단의 독립성이 약화되고 재단 업무가 도정 정책 지원수단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민간인의 경우 자율성 확보와 탄력적이고 기동성 있는 업무 대처가 가능하고 경영 효율성을 꾀할 수 있으나 최종 결재권자와 실제 결정권자의 불일치에 따른 혼선과 조직 위상 약화 등이 우려된다.

 

타 시·도를 보면, 부산과 대구 등 8곳은 도지사가 이사장을 맡고 있고, 서울과 광주·제주 등 3곳은 소설가나 예술인 등 민간인이 중책을 수행하고 있다.

 

재단사무처는 처장과 정책연구팀 등을 두되 사무실은 예산절감을 위해 소리문화의 전당내 빈 공간을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기금은 최초 출연금 200억원으로 출범하되, 2022년까지 500억원, 2032년까지 1000억원을 목표로 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문화관련 기관 통합문제도 핵심 사안이다.

 

도는 당초 올해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을 통합하고, 내년에 전주세계소리축제를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소리문화의 전당 수탁기간이 어차피 내년말 끝나기 때문에 전북문화재단이 출범하더라도 소리문화의 전당은 내년말 이후 자연스럽게 통합하는 수순을 밟게될 전망이다.

 

▲ 향후 전망

 

전북도는 지난 4월 '전북문화재단 설립을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운영하면서 전북문화재단의 태동은 비록 속도는 늦지만 확실히 앞을 향해 가는 형국이다.

 

태스크포스팀은 이정덕 전북대교수를 위원장으로, 곽병창 우석대 교수, 문윤걸 예원예술대교수, 유대수 문화연구 창 대표, 홍현철 우리조형연구소 대표 등 5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문화재단 비전, 필요성, 출범시기를 비롯, ▲재단사업범위, 도와의 업무분담 ▲첫해 재단규모, 초기 운영예산 ▲단계별 기금 목표액, 이유와 사용방법 ▲문화재단 경제성 전후예측 비교 등을 수행했다.

 

이들은 최근 전북도에 자신들의 활동 결과물을 제시했고, 전북도는 이들의 용역과제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나 과업 내용이 큰 변화없이 받아들여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북도 태스크포스팀이 지난 4월 25일부터 5월 7일까지 도내 문화예술 인사 138명을 대상으로 문화재단 관련 항목에 대해 전화조사 또는 면접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그 결과를 보면 문화재단과 관련해 더 이상 논의를 하는 것은 시간낭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문화재단 설립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꼭 필요하다가 55.1%였고, 필요하다가 30.4%, 그저 그렇다 9.4%, 불필요하다 3.6%, 전혀 불필요하다 1.5% 등으로 나타났다.

 

설립 시기를 묻는 질문에 올해 안에 설립이 40.5%였고, 내년 상반기가 36.7%, 내년 하반기가 12.2%, 내후년이 6.9%, 2013년 이후가 3.8% 등이었다.

 

태스크포스팀이 분석한 경제적 기대효과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 많다.

 

우선 공무원 전담 조직에 비해 업무 효율성이 150%나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역량있는 직원을 채용한다는 전제하에서다.

 

또 정부나 각 기관등의 각종 지원금및 프로그램 확보가 유리하다는 것이다.

 

매년 2억원∼10억원을 추가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도출됐다.

 

주민이나 예술가의 만족도 증대, 새로운 일자리 창출 등에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전북도와 문화재단간 업무 분담은 가장 민감한 부분의 하나다.

 

이와관련, 태스크포스팀은 전북도가 정책의 검토, 결정, 집행이나 중앙정부 연계사업, 공간이나 시설 인프라 확충을 맡고, 문화재단은 위탁사업의 집행, 신규사업의 개발및 기획, 시설의 운영이나 활용을 담당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테스크 포스팀은 이사장은 도지사가 맡는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전북도의 의중을 가장 확실하게 반영하는 이번 최종 용역 결과가 과연 어떤 형태로 결론날지 도내 전 문화예술인들이 숨죽여 그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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