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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는 색, 이름없는 것의 생명력 표현

서양화가 조영대

 

하늘색은 하나인 것 같지만, 절대 하나일 수 없다. 그래서 그림은 색으로 이야기할 때가 많다. 그러나 색은 늘 내가 원하는 대로 만들어지진 않는다.

 

 

 

나는 삼원색과 흰색을 섞어 쓴다. 삼원색만을 쓰는 1차색, 두 가지 색을 혼합한 2차색, 3가지 색을 섞은 3차색, 흰색까지 더하면 4차색(무채색)이 만들어진다. 농부가 세월의 경험이 쌓여 계절을 읽고 씨를 뿌리고 거름을 주듯, 색을 만들어 쓰다 보면 자연의 순리를 읽어내기 위한 관찰력을 갖게 된다. 표면에 드러나는 빛이 아닌 입체적인 빛을 보는 미세한 눈을 갖게 되는 것이다.

 

특히 나는 눈길을 끄는 거창한 주제 보다는 작고 이름 없는 것들에 관심이 많다. (내가 만들어 쓰는) 이름 없는 색은 이처럼 이름 없는 존재의 생명력을 보여주는 데 적합해 보인다. 최근에는 물감을 스타카토처럼 탁탁 끊어지게 표현했더니, 입체감을 드러낼 수 있었다.

 

3년 만에 개인전을 열었다. 색에 관한 오랜 고민을 담은 전시로 다음주부터는 대작(50~200호) 8점을 내놓았다. 200호 캔버스에 호박 한 덩이만 그리는 다소 심심한 작품도 시도해봤다. 꾸밈이 적은 화면은 오히려 일상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재현하는 데 더 매력적인 것 같다.

 

매번 전시할 때마다 고마운 사람들이 참 많다. 오늘에 자만하지 않고 항상 자연 앞에서 겸손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전업작가의 길을 꾸준히 갈 수 있도록 격려해주는 아내와 장기간 전시를 가능하게 해준 갤러리 공유의 배려가 큰 힘이 됐다.

 

'들꽃 화가'인 그는 광주 출생으로 원광대 미술학과와 동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 서양화가 조영대 개인전 = 12~31일 갤러리 공유. 1차 전시에서 선보였던 작품 중 대작들만 추린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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