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 전 서재에서 회사 경영 구상을 하고 있는 한영대 회장. | ||
"1960년대 당시 메리야스 유통시장은 엉망이었고 가짜 매출전표를 만들 수밖에 없었죠."
전북 메리야스 업계의 선구자인 한영대 회장은 1952년 전북 메리야스 공업협회 감사로 재직하며 1959년에는 대한 메리야스 공업협회 연합회 이사까지 거쳐 오늘의 자리에 서 있다.
1950년대 말 호남지방에는 가내 수공업으로 메리야스, 양말 등을 손으로 짜는 집이 많았다. 특히 쌍방울, 태창 등 큰 메리야스 업체가 전북에서 생겨났는데 여기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한 회장은 "규모도 적고 이익도 낮다보니 내의 산업을 하는 사람이 드물었고 타지방은 이미 다른 업종으로 대부분 변환해 있었다"며 "처음 우리가 전북에서는 최초로 사업을 시작, 쌍방울이 우리의 물건을 사다 팔았는데 사업이 잘됐고 쌍방울에서 전무로 있던 분이 나가서 태창을 설립했다"고 운을 떼었다.
"보통 기업의 성장사를 보면 돈이 되는 사업은 마구잡이로 영역을 확장하지만 전 다른 일에는 도무지 관심이 가지 않더라고요"라며 "품질좋은 제품을 만들겠다고 종업원들과 공장에서 한 식구처럼 뒹굴며 열심히 하다 보니 다른 곳에 눈 돌릴 틈이 없었던 것"이라며 속옷 외길 경영철학을 설명하는 한 회장.
한 회장은 "당시 정부는 수출만이 살 길이라고 권장, 나라가 시키는 일을 하는 것이 기업이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우리 업종은 이윤이 박해 달러 벌기가 힘이 든게 사실인데 여기에 인건비까지 올라 경쟁력이 떨어지며 현재는 업계가 후진국으로 많이 넘어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 회장은 이어 "우리 회사는 빚을 안 쓰는 회사로 정평이 나있고 오히려 예금이자가 매출액의 5~6%를 차지하고 있다"며 "우리는 돈 버는 일은 성격이 안맞고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아 은행에 넣어놓고 이자를 받는 것뿐으로 그러니깐 주변에서 저보고 사업 할 줄 모른다고 핀잔을 주기도 해요"라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BYC는 노사분규 없는 회사로도 유명하다.
"우리는 이익이 박해 다른 업종보다 대우를 잘 해줄 수가 없어 애로가 많지만 내가 직접 나서 종업원과 한 식구처럼 어울려 일하다 보니 차별이 사라진 것"이라며 "종업원들이 대우 못 받는 현실을 이해하다보니 지금까지 큰 일 없이 무사히 지내왔고 버는 수익금으로 직원 복지기금을 마련, 현재 52억원에 달하고 있다"는 게 한 회장의 설명이다.
한 회장은 "젊었을 때는 여가 시간에 골프를 많이 쳤는데 지금은 나이를 먹어 힘들어 못하고 있다"며 "요즘은 가까운 산에 오르거나 여기저기 있는 공장을 찾아다니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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