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정
물고기자리
문 정
물매 매끈한 골짜기들을 거느리고 엎드려 있는
산맥들을 바라볼 때마다
하늘에는 이 지상으로 물을 흘려 내리던
호수들이 있었음을 알겠다
바람이 산맥들을 헤집고 지나갈 때마다
모천으로 헤엄쳐 가던, 수많은 연어나 송어 같은
물고기들이
거슬러 오르다가 뛰어 오르다가
떨어뜨린
비늘들이 파닥거린다
저 깊고 짙푸른 밤하늘에는
옛날 옛적 강을 거슬러 올라간 물고기들이
신화도 말라버린 달력 속에 갇혀
오도 가도 못하고, 눈물마저 바닥난 눈동자들을
소금처럼 반짝거리며 살고 있다
아직도 모든 산맥에서는 강물냄새가 난다
('제1회 작가의눈'작품상 수상작)
※문정 시인은 2008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우석고 교사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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