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전까지 당선인측도 '발표자·발표범위' 깜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13일 새정부 2차 주요인선 발표는 언론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가면서 특유의 인사스타일인 '철통보안'과 '깜짝인사'가 재연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선 범위도 예상 밖이었고, 공직 후보자로 내정된 인사들도 몇몇을 제외하고는 그동안 언론이 내놓은 하마평을 넘어섰다는 분석이다.
설 연휴 직전인 지난 8일 국무총리 후보자와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경호실장 내정자를 발표할 당시 언론의 예상이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데다 발표 직전 내정자가 공개됐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전날인 12일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이 주요 인선 2차 발표를 예고한 이후 언론은 이날 청와대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했다.
1차 발표 당시 청와대 비서진 가운데 가장 중요한 직책으로 알려진 비서실장 발표가 제외됐고, 아직 인수위의 정부조직개편안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조각을 발표하기는 어렵다는 예상이 나왔다.
다만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한 직후여서 박 당선인이 안보를 중시하는 만큼 외교부 장관이나 국방부 장관, 통일부 장관 등 내각의 외교안보 라인 정도는 발표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런 예상은 이날 오전 박 당선인 측근으로부터 청와대 비서진 발표는 없을 것이라는 전언이 나온 뒤 어느 정도 빗나갔다.
특히 내각의 외교안보 라인 외에 교육부 장관이나 법무부 장관, 안전행정부 장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내각의 다른 후보자까지 발표할 것이라는 예상은 전혀 없었다.
박 당선인이 외교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 외에 4명의 다른 국무위원 후보자를 우선 발표한 것을 놓고 국회 청문회 일정을 감안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오는 25일 취임식과 동시에 조각이 완료돼 정상적인 새 정부 출범이 어렵다는 분석이 꾸준히 제기됐기 때문에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국회 논의 과정에서 야권의 별다른 이의가 없을 가능성이 큰 내각 일부를 발표함으로써 청문회 일정을 앞당겨 일부 조각이라도 마무리하려는 포석이 깔렸다는 것이다.
청와대 비서실장 인선이 이날 발표에서 제외된 것을 놓고는 인선에 진통을 겪고 있다는 일각의 해석이 있다.
비서실장은 박 당선인의 의중을 잘 이해하고 앞으로 있을 주요 인선 과정에서 검증을 진두지휘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친박(친박근혜)' 중진급 인사들이 물망에 올랐지만 대부분이 고사했다는 얘기가 박 당선인 및 인수위 주변에서 돌았다.
또 '김용준 낙마' 사태 이후 국회 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장관 후보자뿐만 아니라 청와대 비서진도 고강도의 사전 검증을 거치면서 후보 가운데 일부가 탈락했다는 소문도 나왔다.
2차 인선에서는 '보안'도 철저히 지켜졌다.
1차 발표 때 인선 내용이 사전에 유출된 측면이 있었던 점을 감안해 이번에는 특별히 보안이 강조된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발표 1시간 전인 오전 10시께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누가 발표할지, 어느 범위까지 발표할지에 대해 박 당선인으로부터 아무런 언질이 없었다. 아무도 모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발표가 이뤄질 인수위 공동기자회견장에 이날 오전까지 탐지견이 등장하지 않았고 검색대가 설치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 박 당선인이 직접 발표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만은 확실했다.
발표 직전 1차 발표와 마찬가지로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이 공동기자회견장 근처에 등장했을 때에야 발표자가 누구인지 확실해졌을 정도다.
진 부위원장은 인선 발표를 마친 뒤 "현재 국회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신설되는 해양수산부와 미래창조과학부 등 정부조직개편안이 조속히 해결돼야 다음 정부가 원활하게 국정운영을 시작할 수 있어 국회에서 여야가 협력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검증이 마무리되고 개편안 결과가 나오는대로 국무위원에 대한 추가 인선 발표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진 부위원장은 비서실장 발표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이날 발표된 6명의 장관 내정자 가운데 의외의 인물이 많아 '깜짝인사'라는 평가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장관에 내정된 윤병세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과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유정복 의원을 빼고 나머지 4명은 각 부처 장관 후보군에도 이름이 거의 올라있지 않았다.
박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을 놓고 '쓴 사람을 또 쓴다'는 평가가 나온 만큼 새 정부 내각은 박 당선인의 2007년 대선 경선 캠프나 지난해 대선 캠프에서 활동을 하거나 현재까지도 박 당선인을 돕고 있는 인사 위주로 꾸려질 것이라는 예상이 꾸준히 있었다.
하지만 서남수 교육부 장관 내정자, 황교안 법무부 장관 내정자, 김병관 국방부 장관 내정자, 유진룡 문화부 장관 내정자 등 이러한 범위에 속하지 않은 인물이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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