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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전북문화계 결산 ⑥ 연극] 전국대회 수상 '빛'…창작극 가뭄 '그림자'

문화영토 판·전주여고 상복 터져 / 청소년·소극장 연극제 한계 노출

▲ 문화영토 판의 ‘민들레 아리랑’ 공연 모습.

2013년 전북연극계는 외형과 내실에서 두 얼굴을 보였다. 내년 전국연극제 전북유치로 지역 연극계가 한껏 고무됐지만, 내부적으로는 획기적 변화가 눈에 띄지 않았다. 연극인들이 협동조합을 결성해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극단 까치동이 지난해 이어 국제무대를 노크한 정도가 신선했다. 지역 연극의 수준을 가늠하는 전국연극제에서 문화영토 판이 금상 수상으로 체면을 유지했다. 전주여고 동아리가 전국청소년연극제 최우수상으로 축하를 받았지만, 전주여고 독주에 따른 다른 고교의 사기 저하 등 그림자도 함께 남겼다. 창작극이 가뭄이었으며, 참신한 작품으로 승부하지 못한 소극장 연극제의 한계가 드러났다. 대신 노장 연극인들의 귀환이 눈에 띄었다.

 

△12년만에 전국연극제 유치

 

연초 전국연극제 유치로 전북연극계가 들썩였다. 전북에서 전국연극제 개최는 2002년 이후 12년 만이며, 전국연극제 전신인 87년도 지방연극제까지 포함하면 전북에서 세 번째 전국연극제가 치러진다.

 

전국연극제는 서울을 제외한 15개 시·도에서 지역 예선을 거쳐 선발된 대표 극단들이 참가하는 연극인들의 대규모 페스티벌. 전북유치가 확정된 2014년 전국연극제는 6월10일부터 6월24일까지 15일간 군산예술의전당을 중심으로 군산시 및 새만금 일원에서 개최되며, 시도별 경연, 대학·청소년·어린이팀 공연 등 거리악극 및 문화행사를 포함해 120여회 공연으로 진행된다. 전국 2000여명의 연극인이 총집결하고 해외연극단체들의 참여를 포함해 2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 군산을 중심으로 지역 연극발전에 새로운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전북연극의 저력을 모아 국제연극제 개최의 물꼬를 텄다.

 

△전국연극제 명암 엇갈려

 

제29회 전북연극제에서 문화영토 판의 ‘민들레 아리랑(작·연출 백민기)’가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전북 대표로 출전한 문화영토 판은 충남에서 열린‘제31회 전국연극제’에서 금상과 희곡상을 거머쥐었다. 문화영토 판은 ‘마마, 공주마마!’ 로 제10회 고마나루 전국향토연극제에서 작품상 금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그러나 전북지역 9개 극단이 참여해 경연을 벌인 제29회 전북연극제는 양적으로 풍년을 이뤘지만 질적으로는 아쉬움을 남겼다는 평가다. 심사위원회는 “원작이 갖고 있는 구성의 충실도나 이를 무대화하는 제반 메커니즘의 활용에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며 “작가의 의도가 온전하게 관객에게 전달되지 못했고 초·재연을 떠나 의미의 불학정성 등 정제와 숙성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제17회 전국청소년연극제에서 전북을 대표해 참가한 전주여자고등학교 연극부 ‘SINCE 1996(지도교사 오태선)’이 최우수작품상과 우수연기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차지했다. 전년 대회에서 대상을 거머쥐었던 ‘SINCE 1996’은 4년 연속 전북대회에서 대상을 휩쓸며 본선 무대에 오른 데 이어 2년 연속 큰 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럼에도 전북청소년연극제에 도내 7개 학교의 연극부만 출전해 청소년연극의 활성화에 문제를 드러냈다. 특히 강사 풀제에 따른 책임 있는 지도에 한계가 있고, 군산·남원·정읍지역 고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아쉬웠다.

 

△소극장 연극제 변화 모색

 

전북연극제와 함께 도내 대표적 연극축제인 전북소극장연극제 역시 타성을 벗어나지 못했다. 도내 6개 소극장이 출전한 올 소극장연극제에는 기존 공연 작품들을 재공연하는 수준에 머물러 관객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내지 못했다.

 

조민철 전북연극협회장은 대관료 지원에 그치는 현실에서 한계가 있다고 보고, 내년에 변화를 꾀하겠다고 말했다. 작품제작비를 지원하고, 소극장 작품들을 서울 등 외부에서 공연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전북 이외의 다른 지역 작품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시스템 차원의 보완을 추진중이라고 설명했다.

 

△전북연극협동조합 출범

 

지역 연극인들이 협동조합을 출범시켰다. 류경호 전 전북연극협회장을 중심으로 배우 6명, 무대감독·문화기획자 등 10명으로 구성된 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이 갖고 있는 재능을 통해 수익창출을 목표로 삼았다. 첫 해는 자체 공연과 무대미술·음향·조명 등에 인력지원 사업을 펼쳐 가능성을 타진했다. 그러나 갓 출발한 상태여서 조합의 성과는 크지 않았다는 평가다. 연극조합이라는 실험 자체에 의미를 두면서 향후 안정적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수익구조의 창출을 과제로 남겼다.

 

△노장들 투혼 빛나

 

창작극의 전반적 부진 속에 ‘염쟁이 유씨’(문화영토 판), ‘유리동물원’(황토레퍼토리컴퍼니),‘불꽃처럼 나비처럼’(까치동), ‘빨간피터, 키스를 갈망하다’(창작극회) 등이 화제작으로 꼽혔다. 전주시립극단이 올린 ‘햄릿’은 고전 명작의 무대화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이와 함께 현역에서 거리가 멀어진 정초왕(전북대)·곽병창(우석대)·박병도 교수(전주대)가 극본 혹은 연출로 연극판으로 다시 뛰어들어 지역 연극의 다양화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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