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첫 상환기일 도래…원금만 861억원 달해 / 北, 식량차관 포함 南에 1조원대 빚 갚아야
정부가 참여정부 시절 제공된 원금만 800억원대인 경공업 원자재 차관을 상환하라고 북한에 요구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21일 "경공업 차관의 첫 원리금 상환 기일이 이달 24일 도래한다"며 "국제관례에 따라 한 달 전쯤 한국수출입은행을 통해 북측에 이 같은 내용을 통지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갚아야 할 첫 원리금 상환분은 860만 달러(약 92억5천만원)다.
정부는 2007년 신발, 비누 등을 만드는 데 쓰일 8천만 달러(861억원) 어치의 경공업 원자재를 5년 거치 10년 분할 상환 조건으로 북한에 제공했다.
북한은 계약에 따라 이듬해인 2008년 원금의 3%인 240만 달러를 현물로 갚았지만 나머지 원금 7천760만 달러가 남아 있다.
북한은 당시 남북 간 지하자원 개발 협력 추진에 따라 지하자원과 개발권 등으로 차관을 상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 개발 협력이 추진되지 않은 상태여서 북한이 현재 가진 지하자원 등 현물로 상환하면 된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며 "차관 조건이 공동 협력 개발의 성과물로만 갚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첫 원금과 이자 상환일이 다가왔지만 북측은 아직 우리측에 이 문제와 관련한 답변을 해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올해부터 10년간 나눠 갚아야 할 금액은 원금 7천760만 달러에 이자 843만 달러(연리 1%)를 합쳐 모두 8천603만 달러(약 926억원)다.
정부는 이전의 식량 차관 상환 문제 때처럼 북한이 우리의 상환 요구를 무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2012년 6월과 2013년 6월 각각 만기가 도래한 식량 차관 1차 상환 원리금 583만 달러와 2차 상환 원리금 578만 달러를 갚지 않았다.
정부는 이달 6일 통지문을 보낸 것을 포함, 지금까지 총 8차례 식량 차관 상환을 촉구했지만 북측은 묵묵부답인 상태다.
이달 31일에는 식량 차관 3차 원리금 700만 달러의 상환 만기가 도래한다.
올해6월과 12월에도 4차 원리금 573만 달러, 5차 원리금 700만 달러의 만기가 각각 또 온다.
정부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시절인 2000∼2007년 6차례에 걸쳐 연리 1%, 10년 거치 20년 분할 상환 방식으로 북측에 쌀, 옥수수 등 총 7억2천4만 달러(약 7천748억원) 어치의 식량을 지원했다.
2037년까지 연 1%의 이자를 적용, 북한은 8억7천532만 달러(약 9천418억원)의 원리금을 갚아야 한다.
하지만 연체 이자율 2%가 적용돼 현재 상태대로라면 북한이 갚아야 할 돈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식량 차관과 경공업 차관을 합쳐 북한이 2037년까지 우리 정부에 직접 갚아야 할 차관의 원리금은 9억6천153만 달러(약 1조346억원)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24일 상환 여부를 확인한 다음 북한의 연체가 확인되면 25일자로 (경공업 차관) 상환 촉구를 할 계획"이라며 "식량차관도 향후 상환 기일이 도래하면 계속 상환 촉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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