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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문화예술가-조각가 김성수씨 "조각의 새로운 가능성 도전"

차가운 물성의 철 조각으로 곰·아르마딜로·거북이 등 따뜻한 동화적 형상 구현

   
▲ 김성수씨
 

그림책 속 동물이 현실 세계로 막 나온 듯한 모습이다. 헝겊 대신 금속 조각을 하나하나 이어붙여 만든 인형처럼 김성수 작가(30)의 조각상은 동심을 자극한다. ‘동물 조각가’로 알려진 그는 차가운 물성의 철 조각을 퀼트(quilt)처럼 용접해 따뜻함을 구현했다.

 

최근 가장 두드러진 작품은 정부세종청사 가운데 교육부 청사 야외에 설치한 ‘나른한 오후’다. 후배와 함께 작업한 이 작품은 높이 3.7m로 곰 3마리를 의인화해 ‘휴식과 여유 속에 지식을 탐구하는 모습’을 나타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금속은 내구성과 함께 여러 느낌을 낼 수 있는 굉장히 매력적인 재료입니다. 제가 즐기는 동물이라는 소재가 남녀노소에게 거부감 없이 친숙하게 다가가는 것 같습니다.”

 

그의 작품은 유년시절 회상의 결과물이다. 동물과 동화를 소재로 순수한 존재에 대한 갈구다. 잃어버린 꿈과 환성성을 제공하는 동화는 그에게 현실과 다른 세계로 가는 출입구였다. 어릴 적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하는 행복감이 이제는 작업의 원동력이다. 동심의 표상은 단순한 회귀가 아닌 논리와 이성이라는 한계를 벗어나는 사고의 확장이다.

 

더불어 그가 주로 대상화하는 곰, 고양이, 아르마딜로, 거북이는 자신과도 닮았다.

 

그는 “작업 속도가 거북이처럼 느리고, 겁이 많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웅크리고 있는 아르마딜로의 모습이 저와 비슷해서 더 애착이 간다”며 “동물 관찰을 위해 전주동물원을 자주 찾고 ‘동물의 왕국’같은 TV프로그램도 즐겨본다”고 들려주었다.

 

그의 ‘조각 잇기’는 자원 활용에서 비롯됐다. 그는 “학부생 시절에는 금속 판으로 형상을 만들었는데 남은 자투리 철 조각을 이용할 방법을 찾다 조각보처럼 현재의 모양을 고안했다”고 말했다.

   
▲ 김성수씨 작품 ‘브렌멘 음악대(The town musician of Bremen)’,

스케치를 거쳐 골조를 만들고 표면을 씌우는 창작과정은 노동·시간 집약적이다. 그는 “‘고래’의 경우 꼬박 4개월이 걸렸다”며 “소설 ‘노인과 바다’처럼 ‘이 고래를 끝까지 잡는다’는 심경으로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현재 전북대 미술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그는 전주예중·전주예고 출신이다. 회화를 먼저 접했지만 손으로 빚는 ‘맛’을 알고부터는 조각가의 길을 걷게 됐다.

 

그는 “벽에 낙서를 해도 부모님께서 혼낸 적이 없을 정도로 지지를 보내셔서 미술 전공을 하게 됐다”며 “예고에 진학해 흙으로 조각을 해본 뒤부터는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매력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10월 기존 작업을 확장한 전시를 선보인다. 우진문화재단의 2014년 청년작가초대전 작가로 선정돼 3번째 개인전을 연다.

 

그는 “‘상자 속의 놀이공원’을 설정해 동물·동화·놀이공원을 묶어 동물에 기능을 결합한 구조물을 만들고 있다”며 “조각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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