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124위 시복미사' / 신자·시민들 몰려 북새통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한국천주교 순교자 124위의 시복미사를 집전한 서울 광화문광장을 비롯한 주변 도로에는 수십만명의 인파가 몰렸다.
천주교 신자는 물론 평범한 시민들도 이날 오전 광화문광장을 직접 찾거나 TV 생방송을 통해 항상 ‘낮은 자’의 편에서 슬픔과 고통을 함께 해 온 교황에게 눈과 귀를 집중했다.
신자와 시민들은 공식일정이 시작되기 전인 이날 새벽부터 교황이 머물고 있는 서울 궁정동 주한교황청대사관 앞에 진을 치기 시작했다.
길목에서 얼굴이라도 보겠다는 일념으로 모인 이들은 오전 8시 42분께 검은색 국산 준중형차를 탄 교황이 모습을 드러내자 벅찬 감격을 감추지 못했고, 교황은 손을 들어 화답했다.
교황이 시복미사에 앞서 200여년전 한국천주교회의 초기 신앙인들이 처형된 서소문 순교성지를 방문해 헌화하는 현장 주변도 800여명의 시민으로 북적거렸다. 일부는 접근이 통제되자 순교성지 맞은편 아파트 화단에 올라가 큰 소리로 ‘파파!’를 연호했고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서울광장에서 시복미사가 치러지는 광화문 바로 앞 제단까지 30여분간 진행된 카퍼레이드였다.
오전 9시 8분께 덮개 없는 흰색 차에 올라탄 교황은 시종 환한 웃음을 지으며 양 옆을 바라보며 손을 들어 축복을 전했다. 밤을 새워가며 전국에서 모인 시복식 참가자들은 “비바 파파” “교황님 고맙습니다, 환영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외치며 하얀 수건을 흔들었다.
전동휠체어를 탄 채 미사에 참석한 최순희(52·여)씨는 “새벽 4시부터 지하철을 타고 오는데 1시간 반이 걸렸고 너무 힘들었지만, 이렇게 영광스런 자리는 꼭 오고 싶었다”면서 “교황님이 청빈하시고 낮은 곳을 향하는 분이어서 더욱 감사하고 여기 있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시복미사가 열린 광화문광장에서 시청앞까지 이르는 방호벽 안에는 미리 초청받은 17만명이 새벽부터 꽉 들어찼고, 주변 도로와 찻집 등은 초대를 받지는 못했지만 먼 발치에서나마 교황을 보려는 신자와 시민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전날밤인 15일 밤부터 광화문광장 주변을 다녀간 신자와 시민들은 연인원 1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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