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CEO가 기술 배워 현장서도 근무 / 철저한 고객관리, 재구매율 100% 근접 / 지난해 익산시 선정 우수중소기업 영예
용접철망, 펜스 등 남자들도 힘들 것 같은 (주)익산철망의 제품생산을 여성 CEO가 맡고 있다. 부드러운 외모에 조용한 말투와 달리 철망회사를 이끈지 벌써 10년째가 됐다.
한번 찾은 고객이 수년이 지나서도 잊지 않고 다시 찾게 만드는 익산철망의 가장 큰 장점은 신뢰에 있다. 규정에 정해진 서비스기간이 지나도 언제나 달려가 하자보수를 해주는 꾸준한 고객관리 탓에 한번 맺은 인연의 끈은 쉽게 갈라지지 않는다. 영업사원 없이 고객이 고객을 소개하는 신뢰의 기업, 익산철망은 누구에게나 ‘작지만 강한 기업’으로 통한다.
△철망회사 10년
젊음을 석재사업과 함께했던 익산철망 김오덕 사장은 중국석이 밀려들어 오면서 사양사업이 되어버린 석재업을 접고, 곧장 철망이라는 단어를 붙들고 익산철망을 설립했다.
그렇게 설립된 익산철망이 지금의 익산시 웅포면에 자리잡은 지 10년째를 맞았다. 철망이라는 생소한 단어를 붙잡고 사업을 시작한지 벌써 그렇게 됐다.
처음엔 이사와 상무, 부장, 과장 등 여러 기술력을 가진 분들이 함께 했다. 그러나 이렇게 높은 기술력에 비해 생산돼 납품되는 제품은 극히 적었다. 사업이 시작되자마자 험난한 경험을 겪게 됐고, 기술력을 가진 임원들도 하나둘 떠나갔다.
실망할 겨를도 없이 오로지 사업체를 일으켜야한다는 생각에 김 대표는 사업방식에 변화를 줬다. 기술을 직접 배워 기계도 만지고 생산 현장에도 직접 뛰어들었다.
주문이 오면 현장에 나가 직접 설치하는 일까지 김 대표가 함께 했다. 여성으로서 쉽지 않았지만 그렇게 하면서 위기를 극복해 가기 시작했다.
△꾸준한 성장세
익산철망에서 생산되는 제품종류는 디자인에 따라 달라진다. 쉽게 셀 수 없을 만큼 생산제품이 다양하다.
모든 공사의 핵심인 레미콘 타설에 앞서 균열방지차원에서 깔게 되는 철망과 공사가 끝난 뒤 마지막 작업인 울타리까지 이곳에서 생산된다.
용접철망과 펜스가 주 생산품이지만 최근에는 친환경 울타리 생산량이 많아지고 있다. 최근 집을 지을 때 담장을 만들지 않고 멋있는 울타리를 설치하는 추세에 따라 친환경 울타리는 다양한 디자인을 담는다.
이처럼 일반 가정에서부터 도시 조경에 이르기까지 펜스 사용이 증가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익산시가 선정한 우수중소기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고객이 영업사원
제품을 만들어 팔아야 하지만 이곳에는 영업사원이 없다. 소비자들이 직접 찾거나 조달청을 통해 구입해본 고객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영업사원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고객들의 재구매율이 거의 100%에 근접하고 있다고 한다. 고객이 고객을 소개하며 한번 이용해본 고객들이 이곳의 영업사원 역할을 하고 있다.
고객을 감동시키는 게 아닌 고객이 감동을 주는 그런 기업이 바로 익산철망이다.
고객이 고객을 소개하는 익산철망의 비결은 바로 신뢰다. 납품된 제품이 제대로 인지, 설치된 제품에 이상이 없는지를 수시로 확인하고 체크하며 고객과 신뢰를 쌓았다. 계약서에 명시된 하자보수 기간은 의미없는 숫자에 불과하고, 수년이 지나서도 하자보수가 가능한 익산철망의 전략이 바로 영업사원이 없이도 운영할 수 있는 원동력인 셈이다.
△고객층 다양화 전략
건설경기와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철망사업은 지난 2011년께 상당히 바빴다. 10명도 안되는 직원들이 매출 15억원을 올려 1인당 1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한다.
그러나 건설경기가 침체되면서 이후 철망사업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역경기까지 악화되면서 올해에는 그 돌파구 찾기가 김 대표의 새해 과제다.
숫한 어려움과 위기를 넘어선 경험을 가진 김 대표의 현재 계획은 어려울수록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것에서 시작되고 있다.
우선 전문 디자인을 개발하고, 신제품도 더욱 많이 내놓을 계획이다.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 고객층을 다양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미 납품된 업체와 제품이 설치된 현장을 찾아 꼼꼼한 사후관리에도 나설 방침이다.
● 김오덕 대표 "제품 다양화, 소비자 선택폭 넓혀 경쟁력 키울 것"
“우리 회사는 영업사원이 없어요. 영업이 가장 어려운데 영업사원 없이 이렇게 잘 운영하고 있어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대화의 시작이었지만 영업사원이 없는 이유는 시간이 흐르며 이해되기 시작했다.
남자들도 힘들어 그만두고 나가는 그런 철망회사를 이끄는 여성 기업인 김오덕 대표에게는 말에서 나오는 신뢰가 아닌 몸소 실천하는 기업인의 바른 모습으로 가득했다.
생산현장부터 제품 설치작업까지 김 대표의 손 하나면 가능한 익산철망은 그렇게 10년을 이어왔다.
김 대표는 “기술자들이 잠깐 들러서 기계 봐주고 몇 십만 원씩 받아가는게 아까워서 어깨 너머로 기술을 익혔다”며 “배우고 보니 정말 간단했고, 그렇게 생산부터 설치까지 모두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렇게 잘 만든 제품은 소비자들이 찾게 만드는 홍보나 영업을 통해 판매되어야 하지만 이곳에는 홍보나 영업을 담당하는 직원이 없다.
한번 써본 구매자가 재구매하는 경향이 높고, 사용해 본 고객이 다른 고객을 데리고 오는 그런 영업이 익산철망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우리 제품을 구입해 본 분들이 다른 분을 모시고 오고, 그렇게 도움을 주시는 분들이 많아 너무 감사하다”며 “앞으로 여유가 생기면 그런 분들을 포함해 많은 분들에게 베푸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제품의 다양화를 위한 연구진 보강과 디자인 전문가 영입 등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혀 경쟁력을 키워가겠다”면서 “경기침체라는 위기를 기회로 삼고 더욱 열심히 고객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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