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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100세 시대] 정신건강 증진

약물치료로 호전 부작용 적어 / 사회생활 힘들땐 재활 치료를 / 우울증 등 전문가 상담 효과도

‘땅콩 회항’. 지난해 말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던 이 사건으로 화제가 된 단어가 있다. 바로 ‘분노조절 장애’다. 요즘 욱하는 마음에 충동적으로 저지르는 ‘묻지마 범죄’가 이어지고 있다. 애인의 절교 선언에 차를 몰고 상가로 돌진하는가 하면, 아무런 이유 없이 세상에 복수하겠다며 흉기를 휘두르기도 한다. 또 사소한 운전 시비로 상대 차량을 부수거나 들이받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진다. 이처럼 작은 짜증에도 화를 못 참는 분노 장애를 비롯, 여러 가지 정신질환은 일상 속에 내재돼 있다.

 

4월 4일 정신건강의 날을 맞아 박민철 전북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장의 도움말로 정신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성인 10명 중 3명, 정신질환 경험

 

우리 주변에는 실제 많은 사람들이 정신질환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2011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 성인 10명 중 3명가량(27.6%)은 평생 한번 이상 정신질환으로 고통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마음의 어려움은 우리들이 살아가는 동안 누구에게나 흔히 있는 일이며, 대부분은 이러한 어려움을 스스로 극복하거나, 주변의 가족, 친구,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해결하면서 자신의 발전을 위한 성숙의 기회로 잘 이겨나가기도 한다. 그러나 때로는 자신의 힘으로 해결되지 않아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때도 있다. 그렇지만 실제 사회에 만연한 정신질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편견으로 인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사람들은 드문 실정이다. 역학조사에 따르면 정신질환에 걸린 적이 있는 사람 중 15.3%만이 치료와 상담을 받았고, 85% 정도는 정신의료 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없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비교적 흔한 병, 치료가 중요”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정신건강이란 단순히 질병이 없는 상태라기보다 만족스러운 삶을 유지해나갈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인 부분에서의 행복상태라고 한다. 그리고 정신건강 문제는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인 부분에서 생긴 어떠한 어려움에 의해 행복한 상태를 유지하는데 문제가 생긴 것을 말한다.

 

정신질환은 약물치료만으로 호전되며 최근 부작용이 적으면서 약효가 뛰어난 약물들이 개발되고 있다. 정신질환은 고혈압, 당뇨 등과 같이 유전적 경향성이 있을 뿐이지 유전병이 아니며, 열 명 중 세 명은 평생에 한번쯤은 걸리는 비교적 흔한 병이다. 정신질환으로 치료받고 있는 사람은 위험하지 않고, 급성증상이 가라앉으면 통원치료를 하며 사회생활을 병행하고, 사회생활에 어려움이 있다면 재활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북지역에서는 의료기관과 함께 전북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정신건강 위기와 자살위기를 경험하고 있는 도민들에게 전문적 상담 및 치료기관 연계 등 실제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전라북도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 홈페이지(www.jbmhc.or.kr)를 통해 도내 정신건강기관 및 시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스트레스, 우울 등 정신건강 어려움을 측정할 수 있는 자가검진과 온라인 상담 또한 가능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

 

△4월 4일, 정신건강의 날

 

정신질환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고, 정신질환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국민의 정신건강 증진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자 매년 4월 4일을 정신건강의 날로 지정했다. 왜 하필 4월 4일까라는 의문이 들법하다. 우리나라에서 숫자 4는 죽을 사(死)와 소리가 같다고 해 사용이 금기시돼 왔는데 이것이 단순한 편견인 것처럼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선입견을 깨야 한다는 의미에서 숫자 4를 두 번 사용했다. 이처럼 정신질환이 부정적이라는 편견을 버리고 치료가 필요한 질병 중 하나라는 것을 강조한다는 의미이다.

 

● 박민철 전북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장 "긍정적인 생활, 정신건강에 좋아요"

“신체를 건강하게 하기 위해 운동을 하듯이 정신건강을 위해서도 노력해야 하는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박민철 전북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장은 “마음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생활하기 위해서는 10가지 수칙과 더불어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정신질환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편견을 극복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 센터장이 제시한 정신건강을 위한 10가지 수칙은 △긍정적으로 세상 바라보기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기 △반가운 마음으로 인사하기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건강을 위해 하루 세끼 천천히 먹기 △누구라도 칭찬하기 △약속시간에 여유있게 가서 기다리기 △일부러 웃는 표정 짓기 △정직하게 살기 △작은 손해 감수하기 등이다.

 

그는 “우리들은 아직도 정신질환을 감기나 고혈압 당뇨병처럼 병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모든 병이 그렇듯 정신질환도 조기에 발견해 빨리 치료하면 회복도 빠르고 그 후유증도 적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아이들이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학업이 뒤지며 소통이 잘 되지 않을 때, 특별한 이유 없이 자주 아프면서 적응하기 어려울 때는 어떤 병이 시작되고 있는 신호임을 인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사소한 어려움일지라도 해결이 어려운 경우 전문적인 평가와 치료가 필요하며, 용기를 내 도움을 청하는 것이 건강한 삶으로 나아가는 길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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