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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공원 이래서야…

말뿐인 '녹색청결도시' 공원 관리 제대로 안돼…무질서 시민의식도 문제

▲ 객원논설위원

전주 시내 곳곳에 있는 각종 공원들마다 OO공원이란 팻말들이 그렇듯 하게 서 있다. 이 표지판 덕분에 공원의 품격(?)이 한 단계 높아진 것 같아 보기에 괜찮다.

 

그런데 그런 기분은 거기까지다. 표지판까지 산뜻하게 세웠으면 관리도 그만큼 정성을 쏟아야 할 텐데 전혀 그렇지가 못한듯하기 때문이다.

 

내가 살고있는 아파트 주변으로 초등학교가 두 군데 있고 거기에 잇대어 근린 또는 어린이 공원도 두 군데 조성돼 있다. 소규모 운동시설과 어린이 놀이터, 파고라 등 휴게시설이 모두 갖춰져 아파트 입주민들이나 초등학교 학생 등이 편히 이용하고 있다.

 

특히 화장실 같은 경우는 웬만한 호텔 화장실 못지않게 깔끔하다. 화장실이 그 나라 문화 수준의 척도라고 한다면 우리나라는 벌써 선진국에 들어서고도 남았을 정도다.

 

자 그런데 이 공원들의 관리 상태는 어떤가. 어린이 놀이터나 파고라 등 휴게시설엔 온갖 잡동사니 쓰레기들이 그득하다. 매일 아침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하러 나가보면 음료수 페트병, 라면 봉지, 빈 술병, 담배꽁초, 먹다 남긴 음식물 찌꺼기 등이 널려 있다. 화장실의 경우는 정도가 더 심하다. 세면대에 비치해 놓은 벽걸이용 비누가 나 뒹굴고 변기의 물을 내리지 않거나 담배꽁초 등 오물을 그냥 버려 놓기 일쑤다. 악취가 진동하는 화장실 바닥을 들여다보면 도대체 시민의식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남몰래 낯이 뜨거워진다.

 

사실 내가 데리고 다니는 애완견도 아무데나 함부로 배변하지 않는다. 가만히 보면 꼭 구석진 곳, 사람들의 통행이 빈번하지 않은 곳을 골라 다니며 일을 본다. 말 못하는 짐승도 이럴진대 하물며 사람들이 이렇게 지저분해서야 어디 문화 시민이라고 명함을 내밀 수 있을까.

 

전주 시내에는 모두 230여 개의 공원이 조성돼 있다 한다. 그중 대부분이 어린이공원(139개) 이고 근린공원(57개) 소공원(28개) 주제공원(7개)이 뒤를 잇는다. 공원 주변 거주자들과 학교 학생, 어린이들이 보건휴양과 정서 생활 향상에 목적을 두고 자치단체가 설치 관리하도록 도시공원법에 명시돼 있다. 그러니 당연히 이들 공원의 시설관리나 청결유지는 시 당국의 책임이다.

 

물론 매일 내가 목격하는 것은 우리 아파트 옆의 두 개 미니공원의 경우이지만 모르면 몰라도 시내 근린·생태공원의 경우도 거의 틀림없이 이 정도 수준일 것으로 나는 믿는다.

 

궁금한 것은 초등학교가 두 군데나 있는 이 일대 어린이들의 청결의식이나 공준도덕심이 왜 이다지도 미약한가이다. 등하교 때 주의사항으로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여기에다가 철없는 ‘어른이(?)’들의 몰지각도 한몫을 한다. 이제 슬슬 날씨가 풀리니까 파고라 등에 떼로 몰려나와 화투판, 술판을 벌이는 일이 자주 목격된다. 거기서 나오는 소음·쓰레기 공해는 또 어떤가….

 

그러니 동네 공원의 낯뜨거운 무질서를 굳이 들춰내 불편을 늘어놓을 자격도 우리에겐 없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래도 시민 모두가 이용하는 동네 공원은 우리들이 관심을 갖고 잘 가꿔 나가야 한다. 결국, 시민들의 혈세로 조성된 소중한 우리들의 생태·문화·환경시설로서 우리의 건강과 휴양 및 정서 생활 향상에 도움을 주는 곳 아닌가.

 

시 당국도 겉만 번지르한 ‘녹색 청결의 도시’ 운운하지 말고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좀 더 세심한 관리와 배려가 있어야 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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