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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생태관광, 첫 걸음 떼다 ① 프롤로그] 생태자원 활용, 명품관광 1번지 조성 '닻 올렸다'

전북생태관광육성지원센터 '컨트롤타워' 역할 / '1 시·군 1 생태관광지 사업' 올부터 대부분 시작

▲ 지난달 18일 열린 전북도 생태관광 육성지원센터 개소식에서 송하진 도지사 등 참석자들이 손뼉을 치고 있다. ·사진제공=전북도

전북도의 생태관광을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지원할 ‘전북도 생태관광육성지원센터’가 지난 4월 18일에 문을 열었다. 전북도는 이날 전북도청에서 생태관광육성지원센터 개소식 및 워크숍을 개최하여 생태관광의 나아갈 방향을 논의하고, 각 시군의 추진실태를 점검했다.

 

생태관광육성지원센터는 (사)생태관광협회가 운영을 맡기로 했으며, 센터장에는 지난 2013년부터 진안 부귀면에 내려와 살면서 주민들과 함께 사회적기업인 ‘공정여행 풍덩’을 운영해 온 박종석 대표가 임명됐다.

 

(사)한국생태관광협회는 지난 2월부터 이미 각 시군의 마스터플랜 구축에 대해 컨설팅 지원 등의 역할을 해왔다. 앞으로도 생태관광육성지원센터를 통해 전북도 생태관광에 대한 실질적인 컨트롤타워로서 전북도와 14개 시군, 행정기관과 주민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게 된다. 생태관광육성지원센터가 문을 열면서 전북의 생태관광이 추진체계를 온전히 갖추고 본격적인 사업의 시작을 대내외에 알리게 됐다.

 

△역할분담

 

전북도가 생태관광을 추진하게 된 것은 도내에 산재한 우수한 생태자원을 현명하게 이용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생태관광 체계가 갖춰져 지역에 산재한 다양한 문화관광 자원과 기능적이고 지역적으로 연계되면 농촌에도 사람과 돈이 모이고, 농촌의 생태계가 지속가능한 발전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판단이 그 바탕에 깔려 있다.

 

생태관광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전북도는 앞으로 △생태관광 육성 기준을 마련하고 △사업 가이드라인을 설정하며 △행정적·재정적인 지원을 하는 총괄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또 실질적인 사업수행을 맡고 있는 14개 시군은 △생태관광 MP 수립 △생태관광지 조성 △주민협의체 구성 △생태관광 프로그램 마련 △홍보/마케팅 등을 수행하게 된다.

 

생태관광육성지원센터는 생태관광에 대한 전담 지원부서로서 △시군에 대해 생태관광을 컨설팅하고 △생태관광 프로그램 개발을 지원하며 △주민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생태자원을 관리 및 홍보한다. 또 마을협의회나 마을기업 등 지역주민들은 △생태관광지를 관리 운영하고 △생태관광지를 경영함으로써 소득 창출에 나서게 된다.

 

△각 시·군의 준비

▲ 갯벌·포도농장에서 체험하고 있는 아이들.

각 시군은 이날 행사에서 미래 계획과 비전을 담아 자체적으로 마련한 마스터플랜을 선보였다. 지역에 따라 준비 정도 등에서 다소의 차이는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올부터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전주시는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삼천 반딧불이 생태관광지 조성계획을 발표했고, 군산시는 생태계 보전복원과 인프라 확충, 주민소득 창출, 프로그램 개발 등을 담은 청암산 에코라운드 조성계획을 설명했다. 익산시는 생태체험/휴식 공간과 여가/힐링장소, 생태공원 등으로 구성된 금마 서동 생태관광지 계획을 선보였고, 생태를 주제로 주변 자원을 테마파크형으로 연계한 내장 에코펀 파크 마스터플랜을 설명했다.

 

남원시는 관광객들이 자연과 함께 즐길 수 잇는 오색자원 오색길 등을 담은 백두대간 생태관광 벨트를 발표했고, 김제시는 하천과 농경지, 마을이 어우러진 벽골제 생태농경원 종합계획을 제시했으며, 완주군은 생태와 자연경관, 전통문화를 즐길 수 있는 경천 싱그랭이 에코빌 조성계획을 내놨다.

 

진안군은 마이산 지질 생태자원을 바탕으로 태고의 자연과 인간이 교감하는 지오파크 생태관광지 조성계획을 밝혔고, 무주군은 구천동 33경과 자연생태원, 반디랜드가 조화를 이룬 종합계획을 설명했으며, 장수군은 역사와 힐링, 교감, 체험을 주요 테마로 한 뜬봉샘 조성계획을 제시했다. 임실군은 고려와 조선의 왕을 만든 즐거움과 이야기가 가득한 성수산 왕의 숲 조성계획을 선보였고, 순창군은 생태정원과 생태캠핑장, 탐방로, 관찰로, 다랭이논 두렁길 등으로 구성된 섬진강 장군목 생태관광지 조성계획을 설명했다.

 

고창군은 운곡람사르습지를 바탕으로 탐방로 개설과 기반시설 확충, 마을별 네트워크 기반구축 등의 계획을 설명했고, 부안군은 조경시설과 교양시설 등을 갖춘 수생정원 조성계획을 밝혔다.

 

△향후 계획

 

전북도는 생태관광이 생태관광다워야 한다는 점을 우선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자본을 바탕으로 인공적인 생태관광지를 조성하려는 일부의 움직임에 대한 경계이다. 천연의 생태자원을 활용해야 한다는 생태관광지 본연의 모습과 취지를 잃지 말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북도는 또 생태관광의 수혜자는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이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지역마다 차별화된 콘텐츠를 개발하여 주민소득 증가를 유도하자는 것이다.

 

전북도는 앞으로 평가지표 설정과정에서도 이 두가지 원칙을 철저히 지킬 계획이다. 평가를 통해 선도모델을 발굴하고 이에 대한 예산을 조기에 지원함으로써 사업의 성과와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성원 기자

 

[기고] 전북도 생태관광육성지원센터 박종석 센터장 "생태관광, 마음 움직이는 씨앗 되길"

오래 전 독일이 분단되어 있을 때, 통일의 물길을 연 단초는 ‘여행자유화’ 조치 때문이었다. 물론 저간의 상황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시민들의 요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몇 년 전 쿠바는 반세기 만에 여행자유화를 단행했다. 문명의 길은 여행의 길이었고 교류의 길이었다. 그곳에 소통이 있었고 공유가 있었다. 최첨단 IT산업 또한 소통과 공유의 확대를 통한 자본의 지배력에 맞닿아있다. 이렇듯 여행이나 관광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큰 ‘잠재력’이자 ‘가능성’을 담고 있다.

 

생태관광이 어떤 것이냐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있어왔다. 그 배경은 관광이 산업적으로 지나치게 팽창하는 과정에서 지역의 문화적 훼손과 동식물의 식생이나 환경적 오염에 대한 반성적 차원에서 대두되었다는 점이다. 이에 오늘의 생태관광이 주는 의미는, 지구환경의 문제의식과 더불어 대량소비의 자본주의적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시기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최근에 논의되는 공유경제의 맥락과도 맞닿아있는 지점이다.

 

민선 6기 도정의 중요 정책으로 토탈관광의 한 축을 맡고, 공유경제의 가치를 기반으로 전북도는 지역별 생태자원의 지표를 조사하고 현장심사를 통해 1시군 1생태관광지를 유형별로 선정하고 향후 10년간 이들 지역의 환경적 품질을 복원하면서, 이의 현명한 이용을 통한 지역재생과 주민들의 부가가치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생태관광 정책을 시작하고 있다. 물론 시군의 입장과 행정 융합의 추세에 따라, 이미 국비를 받아 대규모 관광사업을 진행하면서 그 일부를 생태관광의 도움을 받고자 하는 측면이 있어서 혹자는 막대한 비용으로 생태계를 훼손시키며 진행하겠다는 것인지를 물어오기도 했고 오해가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생태관광의 본질에 운동적 측면과 산업적 측면의 성격이 함께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생태가치를 지향하는 측면과 그 가치를 기반으로 자본이 분배되는 측면이 공존하는 것인데, 향후 가치를 공유하는 ‘동지’들이 확산되어야 하고 ‘동업자’들이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하는 것이다. 더불어 생태관광의 주체적 역할은 협치의 시스템을 통해 함께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한다. 생태관광의 편익은 직접적으로 주민들과 방문객과 지역으로, 간접적으로는 미래세대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그 과정을 통해 개인과 공동체가 성장하고, 궁극에는 마을의 자립을 통해 생태관광을 기반으로 한 부가가치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다.

 

중앙부처의 예산을 통해 시군별로 생태관광지를 조성하는 전라북도의 정책사업은 전국에서 처음 시도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국내 생태관광 정책의 지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생태관광의 국제적 의제는 생태계서비스의 수요증대, 생물자원 국가주권의 문제, 북한의 산림복원 및 양극화가 극심한 중국의 마을공동화 현장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환경적 품질을 지켜내면서 자원의 가치를 확산시키고 이를 통한 편익을 함께 나누는 일들이 말처럼 쉽지 않다. 따라서 북도와 각 시군은, 지나친 기대나 막연한 우려보다는 담담하게 한 걸음씩, 숲길과 물길을 걸어가듯 묵묵히 나아가야 한다. 우리사회가 한 번에 변화되지 않듯이, 작은 변화의 길 위에서, 좀 더 많은 동지들을 만나고 동업자들이 협력해 나아가야 한다. 전북형 생태관광의 전망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결과가 아닌 과정으로서, 오늘의 이 시간을 관통해 가는 우리들에게, 생태적 자원인 호혜와 협동이 순환되는 영역이 더 커지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으로서, 각 마을의 생태관광이 방문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은 씨앗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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