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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100세 시대] 구강작열감증후군

입 안 통증·감각 이상 눈에 띄는 원인 못 찾아 / 물 충분히 마시고 자극적인 음식 피해야 호전

▲ 전북대병원 서봉직 교수의 구강작열감증후군 치료 모습.

전주에 사는 60세 주부 이기자(가명) 씨는 요즘 몇 달간 혀를 비롯한 입안이 화끈거리고 아파서 음식물을 제대로 먹지 못한다. 치과, 내과, 이비인후과 등 동네 병원을 두루 다녔지만 “특별한 문제는 없으니 음식 조심을 하면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매운 것을 조심하며 지내왔지만, 시간이 갈수록 낫기는 커녕 불두덩이를 물고 있는 것처럼 화끈거려 몹쓸 병에 걸린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고 불안해 잠도 잘 못자는 형편이다. 틈만 나면 거울을 들고 입안 구석구석을 살펴보면서 혹시 암이 아닌지 걱정은 커져만 가고, 거울을 보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화끈거리는 증상은 점점 심해지고 입안은 말라서 말도 잘 나오지 않는 상황이 되자 병원을 방문했다. 이 씨가 앓고 있는 증상은 구강작열감증후군(口腔灼熱感症候群). 전북대학교 치과병원 구강내과 서봉직 교수의 도움말로 구강작열감증후군의 증상과 진단, 치료법 등을 알아본다.

 

△정의 및 증상

 

구강작열감증후군은 뚜렷한 이유없이 입안에서 통증이나 다양한 감각 이상을 느끼는 병이다.

 

증상으로는 이기자 씨처럼 혀, 잇몸, 입술, 뺨 점막, 입천정에서 뜨거운 물에 데인 것처럼 화끈거리는 느낌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아무런 자극이 없는데도 지속적으로 쓴 맛이나 쇠 맛 등을 느끼는 감각이상이 있거나 갈증이 심해 음식을 삼키기 곤란하거나 목이 불편한 경우도 있다.

 

이처럼 환자들은 다양한 증상을 느끼지만 막상 입안을 검진해보면 뚜렷한 문제를 발견할 수 없는 것이 이 병의 가장 큰 특징이다.

 

지속기간은 몇 개월에서 심하면 수 년간 지속되는 경우도 흔하며, 식사할 때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경우도 있고, 어떤 환자에서는 먹고, 마시는 행위가 통증을 감소시키기도 한다. 이 병의 유병률은 조사에 따라 일반 인구에서 약 0.7%~15%로 다양하게 나타나며, 갱년기 여성에서 흔히 발생한다.

 

△검사 및 진단

 

구강작열감증후군은 요인이 다양하므로 이것을 진단할 수 있는 단 한 가지의 방법은 없다. 대신 체계적이고 꼼꼼한 검사 및 진단과정이 필수적이다.

 

우선적으로 혀 및 구강의 면밀한 검사를 통해 통증을 일으키는 병소가 있는지를 살펴보고, 병소가 있는 경우 우선적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특히 만성적 통증을 가지고 있는 경우, 혀 암 및 구강암에 대한 불안감이 크므로 철저히 조사해 병소가 없다면 환자에게 설명해 안심시켜야 한다.

 

그 외 구강작열감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으로는 구강건조증, 구강칸디다증(아구창), 편평태선과 같은 염증성 질환, 잘 맞지 않는 의치, 음식물과 치과재료에 대한 알레르기, 불수의적 혀와 턱의 움직임, 이갈이나 이악물기와 같은 구강습관, 구강청정제 또는 칫솔질 등의 과도한 사용, 수면장애, 빈혈이나 비타민 결핍과 같은 영양 부족, 역류성 식도염, 고혈압 치료제 등의 약물, 불안이나 우울 등의 심리적 요인, 스트레스 등이 있다.

 

이에 대한 평가를 위해 타액 및 침샘 검사, 혈액검사, 조직검사, 심리검사, 턱관절 및 저작근 기능검사, 영상검사, 수면검사, 의과와의 협진이 필요하다.

 

△치료 및 관리

 

구강작열감증후군을 일으키는 요인이 있다면 그에 대한 치료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잘 맞지 않는 의치가 있으면 수정 또는 재제작해 사용해야 한다.

 

그 외 특별한 요인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혀 근육긴장이나 신경병성 통증일 가능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치료방법은 인공타액이나 타액촉진제와 같은 타액 관련 약물, 근육긴장을 완화하고 혀의 자극을 차단하는 구강장치, 항진균제와 항염증제 또는 국소마취제와 같은 구강용액, 통증을 완화하는 레이저 치료, 구강안면통증에 효과를 보이는 항경련약물과 항우울제의 국소적 도포 또는 복용, 인지행동치료 등이 있다.

 

△자가 관리

 

구강작열감증후군은 통증에 대한 원인 파악이 대단히 중요하지만 눈에 띄는 뚜렷한 원인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정확한 상태 파악과 자가관리가 아주 중요하다.

 

많은 환자들은 심한 통증이 있음에도 눈에 보이는 원인이 없다는 의료진들의 설명에 대해 실망하고 좌절해 오히려 이 상황이 증상을 더 악화시킨다. 전문의와 상담해 본인의 상태에 대한 이해가 가장 중요하다. 특별한 위험 요인이 없다면, 조바심을 버리고 꾸준한 자가관리와 담당의의 지시에 따르는 것이 현명하다.

 

특별한 예방 방법은 없으므로, 일반적인 주의사항을 꾸준히 시행함으로써 증상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주의사항은 충분한 물을 섭취하고 담배, 술, 탄산음료, 커피, 산도가 높은 음식 등 자극성 있는 음식을 삼간다. 또한 근육 이완과 안정을 위한 이완 운동을 수행하며, 적절한 육체 운동과 취미 활동을 가진다. 마음이 통하는 가족이나 친구와의 적극적인 대화와 교류를 지속한다.

 

● 서봉직 교수가 말하는 구강작열감증후군 예방법 "심리적인 안정과 스트레스 조절 필요"

전북대학교 치과병원 구강내과 서봉직 교수는 “구강작열감증후군은 뚜렷한 임상적 징후나 병적 소견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입천장 안쪽 혀, 입술 등이 아프거나 화끈거림이 지속적으로 느껴지는 동통 장애”라고 정의했다.

 

50대 이상의 갱년기 여성에게 주로 발생하는데 환자 대부분은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많지만 구강건조증이 있으면 구강작열감이 더 심해지기 때문에 평소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심리적인 안정과 스트레스 조절이 필수다.

 

서 교수는 “입안을 건조하지 않게 하고 혀에 불편감이 있을 경우 혀를 치아에 자꾸 대어 보거나 문질러 보는 것을 하지 않아야 한다”며 “입안이 건조할 때는 물기가 많은 음식이나 야채 섭취, 무설탕 껌을 조금 씹는 것도 도움이 되며, 매운 음식이나 너무 뜨거운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구강작열감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혹시 큰 병이 아닐까 하고 막연하게 불안해하기도 하는데 병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면 불안감으로 인한 증상의 증가를 피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을 것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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