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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를 떠나는 청춘들

▲ 송봉금 모던판소리 대표
정확히 10년 전, 수능을 앞두고 대학 캠퍼스 생활과 이십대의 앞날을 그리던 시기.

 

많은 친구들이 ‘인서울’을 목표로 열을 내던 날들이 있었다. 학창시절 제일가는 성공의 척도이자 우열을 가리던 의미의 그 말은 대학 입학과 동시에 새로운 인생의 출발점을 뜻하기도 했다. 어떤 이에게는 학업에 대한 순수한 열망이었고, 또 어떤 이에게는 졸업 후 취업 성공에 한 발짝 다가가려는 선점과도 같은 걸음이었다. 하지만 아마 대부분은 십대의 불완전한 자유 속에서 벗어난 온전한 자유에 대한 갈망이었으리라. 지역을 떠나 서울로 향하는 사람들. 그리고 젊음의 청춘들. 그곳을 향하는 저마다의 마음은 무엇이었을까?

 

청년과 농업 상생할 수 없을까

 

사실 도내 청년 인구는 서울뿐 아니라 타 지역으로의 인구유출이 심각한 수준이다. 물론 전주만 그런 것은 아니고 타 지역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전주를 떠나는 청춘들은 곧, 지역을 떠나는 청춘들, 그리고 서울을 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확대할 수 있다. 차고 넘치는 곳임을 알고도 청춘들은 서울로 간다. 지역을 떠나 많은 청춘들이 중앙과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현상을 보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많은 청년들이 그들의 지역을 떠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취업’이다. 특히 전북은 이렇다 할 대기업이 없는 열악한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전북에서 청년 인구가 증가한 곳은 완주군이 유일한데, 이는 현대자동차나 KCC와 같은 대기업이 완주산단에 밀집돼있고, 혁신도시 조성으로 인한 인구 유입 때문일 것이다. 완주군을 제외한 도내 시군의 청년층의 인구유출은 꽤 심각한 수준이다.

 

그렇다면 대기업 유치만이 지역의 청춘들의 발목을 잡아 둘 유일한 방법일까. 그렇지는 않다. 대기업으로 취업할 수 있는 청년의 수는 극히 제한적이다. 그것 이외의 다양한 분야에서의 일자리 창출이 이뤄져야 한다. 어떤 측면에서는 ‘지역색’을 띠어도 무방하다고 보는데, 농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도내 현실을 반영한다면 청년과 농업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또한 기업이 일하기 좋은 전라북도에서 나아가 청년에게 젊음의 열정을 꿈꿀 수 있는 기회의 지역이 되어야 한다. 청년 창업이나, 청년 일자리 창출에 쏟는 재정과 시간적 호흡을 길게 가질 필요가 있다. 단기간에 성과를 내야 하는 숙제처럼 이루어지는 지원은 긴 생명력을 가질 수 없다. 누가 그러고 싶겠냐만은 망하기 위해 창업하는 식의 악순환의 고리는 끊어야 한다. 또한 청년문제가 일자리 창출에 한정짓는 것이 아니라 문화, 복지차원에서도 탄탄히 이루어져야 한다. 벌어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건강한 시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역이 탄탄해야 건강한 나라

 

얼마 전 필자는 어느 인터뷰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다. ‘지역에서 성공하는 청년 예술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는데, 왜 꼭 지역인가?’ 나는 대답했다. ‘모두가 중앙을 향하는 시대, 조금 외진 곳이라도 삶의 터전에서 인정받고 꾸준히 활동하는 것. 그 자체로도 아직 칭찬받을 수 있는 사회라는 것을 증명해보이고 싶었다. 지역이 탄탄해야 전체가 건강한 나라가 될 수 있다. 나의 생각이 틀리지 않고, 나는 지역에서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건강한 청년 예술인의 본보기가 되고 싶다.’ 나의 대답이 허황된 말뿐이 되지 않기 위해, 청년들 적극적인 자세와 사회의 협조적 구조가 조화를 이루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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