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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무너진 김제 산란계 밀집지역

▲ 최대우 제2사회부 기자·김제

도내 최대 산란계 밀집지역인 김제 용지지역이 방역당국의 확산방지를 위한 몸부림에도 불구하고 결국 무너지고 말아 방역당국 및 축산농가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김제시 용지면의 경우 지난 20일, 22일 AI가 발생, 산란계 163만마리가 대량 살처분 될 예정으로, 용지면 관내 전체 산란계 196만3700마리 중 80% 이상이 전멸 위기에 처했다.

 

김제 용지면은 지난 2008년을 비롯 2014·2015년에도 AI가 발생, 닭과 오리가 대량으로 살처분 된바 있어 타 지역에 비해 AI로 인한 농가들의 트라우마가 심한 편이다. 특히 평소 자식같이 애지중지 키우던 닭과 오리를 자기손으로 죽여야 하는 농가들의 심정은 피가 거꾸로 치솟는 심정으로, 거기에다 살처분 된 닭과 오리의 매몰 후 발생 되는 악취와 상하수도 문제로 이중고를 겪으며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그럼 AI는 정말 근본적으로 예방 할 수 없는 불치병일까. 축산농가들은 국가 차원에서 좀 더 근본적인 예방책 마련을 촉구한다. 기자는 그동안 몇 차례 AI가 발생한 후 취재 과정에서 느낀바가 있다. 공무원들의 피나는 예방활동 노력에도 불구 하고 AI는 예방활동을 비웃기라도 하듯 확산에 확산을 거듭했다.

 

현재 인위적으로 펼치고 있는 예방활동이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다. 예방활동에 앞서 축·계사의 시설 현대화를 이뤄야 한다. AI나 구제역 등 축산과 관련된 질병들이 발생할 때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열악한 시설이 도마위에 오른다. 정부가 AI를 국가비상사태 즉, 전쟁에 버금가는 사태로 인식하고 좀 더 철저한 준비와 예방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매년 반복 되는 사태임에도 속절없이 당하고만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마다 돈타령이다. 물론 시설 현대화에는 막대한 돈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추진해 나간다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번 살처분에 들어가는 돈이 수 백억원에 달한다. 그돈이면 시설 현대화 추진 할 수 있다. 더욱 기가막힌 것은 살처분에 동원된 공무원들이 밤마다 닭과 오리 형상때문에 잠을 설치며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좀 더 근본적인 문제점을 헤아려 보는 혜안을 가져주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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