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여성보다 위암 발병률 2배 높아…70대 최고 / 흡연·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가족력 요주의 / B·C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감염자, 간암 가능성 커
암 환자 10명 중 7명은 평균적으로 5년 이상 생존하는 세상이 왔다. 조기 암 진단이 확대되고 치료 의학이 발달된 덕분이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전북지부 소화기내과 박상배 과장의 도움말로 남녀 공통으로 많은 암 중에 대표적인 암인 위암과 간암의 원인과 그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식생활이 발병 주원인인 위암
중앙암등록본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1:1로 남자에게서 위암이 더 많이 발생했다. 발생 건수는 남자가 약 2만 건으로 남성 암 중 1위를 차지했고, 여자는 9,767건으로 여성 암 중 4위다. 연령대별로 보면 70대가 26.4%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26.2%, 50대가 23%의 순이었다.
이처럼 한국 남성에게 가장 많은 위암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식생활, 흡연, 그리고 가족력 등과 관련이 있다. 위암의 가족력에는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동시에 작용한다. 특히 위암은 흡연과 관련이 많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위암 발병 위험도가 3배 정도 높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남녀 간 식생활 차이가 별로 없음에도 남자의 위암 발생이 여자의 2배정도 가까운 것은 남성의 흡연율이 여성보다 높다는 사실과 연관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위산 속에서도 살 수 있는 나선형 세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위암을 일으키는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이 위암 발생에 독립적으로 관여한다고 인정하기에는 아직 의학적 증거가 불충분하지만,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률이 높은 나라에서 위암의 발병률이 높기 때문에 감염자는 위암 발생의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볼 수 있다. 국내에서는 16세 이상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률이 60%에 달하는데, 이중 20%에서만 임상적으로 위장관 질환이 나타나고 1% 미만의 환자에서 위암이 발병한다.
또 위암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가족력이 없는 사람보다 위암 발생률이 2배로 증가한다. 유전 요인보다는 가족의 생활환경, 특히 식생활 습관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불규칙한 식사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으로 인한 위 점막 손상으로 위암이 생길 수도 있다.
대표적인 위 점막 손상으로는 만성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이형성 등이 있다. 만성 위축성 위염이란 위의 정상적인 샘 구조가 소실된 상태를 말하는데, 이 질환이 있으면 위암의 발생 위험도가 6배 정도 증가한다. 위축성 위염이 위암으로 진행하는 빈도는 연간 0~1.8%로 알려져 있다. 장상피화생은 위세포가 소장 세포로 대치되는 것인데 이 질환이 있으면 위암의 발생 위험도는 10~20배, 위암으로의 진행률은 최대 10%로 나타났다. 이형성은 세포의 모양과 크기 변화, 핵의 크기 증가, 정상적인 샘 구조가 변형된 것으로 고등급 이형성의 경우 위암 발생률은 최대 85%에 달한다. 또 짠 음식을 많이 섭취한 사람은 적게 섭취한 사람보다 위암 발병 위험도가 4.5배 가량 높아진다. 이 밖에도 가공된 햄이나 소시지류, 탄 음식도 위암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음주와 비만 그리고 간암
간암은 발생과 관련된 위험인자가 다른 암들보다 잘 알려져 있다. 만성 B형 또는 C형 간염, 간경변증, 알코올성 간 질환, 비만이나 당뇨와 같은 관련된 지방성 간 질환, 그리고 아프리카 등지에서는 특정 곰팡이류가 만들어내는 발암물질 아플라톡신 B 등이 간암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2014년 대한간암학회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간암 환자의 72%가 B형 간염 바이러스, 12%가 C형 간염 바이러스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9%가 알코올, 4%가 기타 원인과 연관이 있었다.
B형 간염 바이러스 만성 보유자는 대부분이 그 바이러스를 지닌 어머니에게서 출생 시에 감염되며, 그들의 반수 이상이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증으로 진행한다. 해마다 간경변증 환자의 1~5%에서 간암이 발생하고 있다. 간암은 간경변증이 심할수록, 연령이 높을수록 잘 발생하며 남자에게 더 흔하게 발생한다.
음주는 간암의 주된 요인 중 하나이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는 알코올을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과도한 알코올 섭취는 간경화를 유발하고, 이는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 알코올은 특히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에서 간암 발생률을 높이며,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에서도 간암 발생을 앞당기므로 주의해야 한다. 흡연도 간암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담배 연기가 폐로 흡수되면서 각종 유해물질이 간을 포함한 전신으로 퍼져 물질대사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흡연자가 음주도 하면 간암 발생 위험이 더욱 증가한다.
비만도 주의해야 한다. 과체중이나 비만이 간암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특발성 간경변증이나 만성 간염 같은 전구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과체중과 비만으로 인한 간암 발생 위험도가 더욱 높아진다. 더구나 비만인 사람의 간암 발생 위험도는 정상 체중일 경우의 약 2배에 달한다.
부패된 땅콩이나 옥수수 등에 생기는 곰팡이에서 생성되는 아플라톡신 B1이라는 발암물질을 섭취할 경우에도 간암에 걸릴 수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는 이 곰팡이가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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