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소재 사용…환기는 충분히 / 평소 사용하는 생활제품 성분 관찰 / 실내 오염원 제거하는 활동도 필요
직장인들은 하루의 3분의 1, 많게는 절반가량의 시간을 사무실에서 보낸다. 1년에 200일 이상을 머무르고 있는 곳의 환경은 쾌적하게 유지되고 있을까?
사무실에는 건축자재에서 나오는 화학물질, 사람들 틈에서 발생하는 먼지와 이산화탄소, 창문을 타고 들어오는 담배 냄새 등이 직장인들의 업무 환경에 스며들어 있다.
건강을 위해 지금 앉아있는 사무실 환경을 살펴보고 위험요소를 제거할 필요가 있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전북지부 최영득 원장의 도움말로 직장 내 유해물질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사무실 환경을 살펴라
직장인 A씨는 최근 들어 심해지는 두통과 피로감으로 병원을 방문했다. 일시적인 증상으로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시력도 떨어지고, 하루 종일 눈이 따가운 증상이 심해져만 갔다. 퇴근을 하면 너무 피곤해서 잠이 급습하지만 누우면 정신이 맑아졌다. 이러한 일상이 반복되다보니 몸은 지치고, 의욕이 있다가도 사라지는 건 당연한 일이 돼버렸다. 이런 증상은 1년 전에 신축한 사무실로 이사를 하면서 시작되었다. 원인 모를 두통과 피로감은 바로 ‘새 건물 증후군’ 때문이었다.
새 건물에는 벤젠, 아세톤, 포름알데히드 등의 발암 물질과 라돈, 석면, 일산화탄소와 같은 오염물질, 그밖에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있다. 때문에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거나 환기를 충분히 해야 했는데 좁은 칸막이로 밀폐된 공간에서 하루 종일 전화 상담을 했으니 이상 증상이 나타날 법도 하다.
△업무 환경 속 유해물질을 피해야
직장인들이 업무 환경 속에서 유해물질을 피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당장 사무실을 나올 수도, 전체 환경을 뒤바꿀 수도 없는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유해물질을 피하기 위한 노력이다. 사무실 안에서 최대한 유해물질을 피하고,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평소 사용하는 생활제품의 성분을 잘 관찰하는 것은 유해물질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음료수 캔이나 영수증은 ‘비스페놀 A’를 함유하고 있으므로 오랜 시간 손에 쥐는 것을 피해야 한다. 또한 직장인들의 필수품인 커피는 일회용 종이컵에 마시기보다 머그잔을 이용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컵라면 용기의 사용도 자제하자. 특히 컵라면 뚜껑에 라면을 덜어 먹거나, 봉지 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어 먹는 것은 금물이다. 아울러 실내 금연은 필수다. 흡연을 하면 담배 자체에서 발생하는 유독물질 이외에도 흡연 후에 옷 등에 배인 잔류물과 실내의 유해물질이 결합해 새로운 발암물질이 생성되기 때문에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 담배 연기가 옷과 의자, 카펫의 유해물질과 결합하면 며칠이 지나도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유해물질 피하기 위한 노력 필요
업무 환경 속 유해물질을 피하기 위한 노력과 함께 실내 오염원을 제거하는 활동도 필요하다. 사무실 집기, 비품 등은 가급적 천연소재를 사용하고, 포름알데히드 처리를 하지 않은 건축자재 등을 사용하기를 권장한다. 실내 환기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사무실 창문, 출입문 등을 주기적으로 열어서 자연스러운 환기가 이뤄지도록 하고, 특히 많은 양의 인쇄 작업, 원자재 절단작업, 요리 등 실내 공기를 오염시키는 활동이 있을 때는 자주 환기를 해야 한다.
새로운 사무실로 이사하는 경우에는 실내 온도를 30~40℃ 이상으로 높여 벽지나 바닥 등에 스며있는 인체 유해물질의 발생량을 일시적으로 높인 뒤, 환기를 통해 오염물질을 외부로 배출하는 ‘Bake Out’ 방식을 활용해 보자. 입주 전 약 7일간 실내 난방온도를 30℃ 이상, 8시간 정도 유지해서 내부 온도를 상승시키면 건축 자재 내부에 있던 휘발성 유기물질이 실내로 같이 배출된다. 이때 환기를 하면 새 건물 내부의 유해물질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우리가 통상적으로 하루 사용하는 생활용품은 12가지 정도이며 이 속에 든 화학물질은 대략 100여 가지라고 한다. 지금 내 책상 위에 쌓여있는 영수증은 없는가? 사무실 창문은 하루에 몇 번이나 열려 있는가? 바쁜 업무 속에서도 우리의 생활공간을 돌아보고 건강을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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