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거리가 먼 일들을 / 지나쳐 버리면 둔감해져 / 이제부터 바꿀 건 바꿔야
지난 7월 달리던 무궁화 열차에서 무게 10kg의 부품이 뜅겨 유리창을 깨는 사고가 일어났다. 객차를 연결하는 부위에 설치된 부품이 잘 고정되지 않아 떨어지면서 사고를 일으킨 것이라고 한다. 8월에는 주행 중인 1t 화물차에 실려 있던 철제 사다리가 떨어져 맞은편에서 달려오던 관광버스 창문을 뚫고 들어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작은 부주의가 커져 큰 사고로 이어진 것이다.
옛 속담에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는다’는 말이 있다. 학술적으로는 사소한 문제를 방치하면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간다는 ‘깨진 유리창 이론’과 같다. 자동차 보닛을 열어놓고 유리창을 깬 차와 깨지 않은 차를 1주일간 관찰해 보면, 창이 깨지지 않은 자동차는 부품이 그대로 있는데 비해, 창이 깨진 자동차는 배터리부터 없어지기 시작하여 모터, 바퀴까지 없어진다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 깨진 유리창은 없는지 살펴보고 개선해 나가야 하겠다.
우선, 재건축 현수막부터 올바르게 표현해야 한다. 좀 오래된 아파트 입구에는 안전진단과 관련된 현수막이 붙어 있다. 안전진단에 문제가 있어야 안전하도록 재건축을 허용하는 것인데 현수막에는 ‘경축, 안전진단 통과’라고 쓰여 있다.
안전진단이 통과되면 그 건물은 안전하다는 뜻인데, ‘재건축이 가능하게 됐다’는 정반대의 인식을 하는 것이다. 안전진단 통과가 아닌 ‘재건축 가능’으로 바로 잡아야 한다. 우리 전북부터 시범을 보여 나가면 좋겠다.
둘째, 신호등 색깔도 정비해야 한다. 신호등의 ‘정지’ 표시는 빨간색이다. 많은 색중에서 빨간 색을 사용하는 것은 시신경을 자극하여 위험을 느끼게 하는 색이기도 하지만, 색중에서 파장이 가장 커서 멀리서도 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진행’ 표시는 운전자가 가장 반기는 편안한 색깔인 초록색이다. ‘주의’ 표시는 빨간색과 초록색에 대비되는 주황색을 사용하고 있다.
그 나름의 과학적 개념을 반영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교과서에는 빨간색만 맞는 색으로 되어있지 초록색은 파란색으로 바뀌어 있고, 주황색은 노란색으로 바뀌어 있다. 교통안전은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무심코 지나치게 해서는 안 된다. 교통신호등을 교과서에서 배웠던 색으로 나타내던지, 아니면 현재 사용하고 있는 빨간색, 초록색, 주황색으로 수정하든지 바로 잡아줘야 한다.
셋째, 만능통장 ISA명칭도 바뀌었으면 한다. 지난해부터 중산층과 서민층의 재산형성을 돕기 위해 운영 중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통장) 명칭은 극단주의 무장단체가 사용하는 IS(이슬람국가)와 유사하고 ‘신청과 가입’이라는 절차도 같아 혼선이 우려된다. 안보관련 용어와 혼선을 피하도록 IWA(Indiv idual Wrap Account) 등으로 바꾸면 더 좋을 듯하다.
넷째, 토론문화도 개선해야 한다. 씨줄과 날줄로 돗자리가 만들어 지듯 상대 의견을 잘 들어가며 최선책을 마련해 가야 하는데, 상식보다 내편만을 챙기는 끼리끼리 문화가 앞서고 거친 말들이 사용되는 한 분열이 사라지지 않을 듯하다.
참석자의 공감정도를 나타내는 방식도 한쪽에 100을 몰아주는 방식에서 벗어나 9:1, 7:3 같은 가중치 방식을 사용하면 더 효과적이다.
일상과 거리가 먼 일들을 지나쳐 버리면 인식이 무뎌져 둔감해진다. 이제 바꿀 것은 바꿔야 한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길은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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