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간이’라는 말은 두 가지로 어원을 풀이할 수 있다. 첫째는 채소 등을 소금에 약간 절이는 것을 ‘얼간’이라고 하는데, 여기에 사람을 나타내는 의존명사 ‘이’가 붙어서 ‘얼간이’로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얼간이는 간이 완전히 들지 않고 적당히 들었다는 의미로 모든 일에 확실하지 않고 적당히 부족하게 알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둘째는 ‘얼(정신)’이 나가서 제정신이 아닌 사람으로 말 뿌리를 찾는 경우도 있다. ‘얼빠졌다’든지 ‘얼 나갔다’든지 하는 말과 관련지어서 하는 말이다. 오늘날 우리는 ‘겨레의 얼’처럼 ‘얼’을 ‘넋’이나 ‘정신’이라는 뜻으로 쓰고 있다. 그러나 옛날에는 ‘얼’이 홀로 쓰이지 않았다. 오늘의 ‘얼뜨다’는 ‘다부지지 못하고 어리숙해 보이다’라는 뜻으로 쓰고 있다.
아마도 ‘얼빠지다’를 ‘넋 빠지다’로 오분석하여 잘 못 쓴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조선어 사전〉에 ‘얼’이 처음 나타나는데 ‘얼빠지다’를 ‘넋 빠지다’로 유추하여 ‘얼’을 ‘넋’으로 잘못 쓰면서 생긴 낱말로 보인다. 아무튼, 얼간이는 ‘사람 됨됨이가 변변치 못해 모자라고 덜된 행동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인데 ‘얼간 망둥이’라고도 한다.
서정범 교수는 ‘얼간이’를 ‘간’의 의미로도 볼 가능성을 제시해 두었다. ‘간도 쓸개도 없다. 쓸개 빠진 놈’이라고 할 때의 의미를 고려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아무튼 ‘얼’+ ‘가다’+ ‘이’의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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