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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의 알쏭달쏭 우리말 어원] 68. 안달이 나다-속이 타서 달아오른다

‘안달’은 ‘안이 달아오르다’란 뜻을 가진 말이다. ‘안’은 온갖 장기가 있는 ‘몸속’을 가리키는 말이니, 이 말은 곧 속이 타서 달아오른다는 뜻이다. 흔히 어떤 일의 결과를 느긋하게 기다리지 못하고 속을 태우며 안타깝게 고민하는 것을 나타내는 말이다. 현대인들의 일상적인 말에는 마치 ‘죽고 싶어 안달이 난’ 사람들이 많다. 예를 들면 말끝마다 ‘죽고, 죽겠다’라는 단어를 입버릇처럼 쓰고 있다.

 

가령 좋아 죽고, 싫어 죽고, 예뻐서 죽고, 배고파 죽고, 배불러 죽고, 맞아 죽고 싶다 등이다. 말로만 보면 온통 죽이는 살벌한 세상이다. 한때는 우리 사회가 마치 무슨 도살장이라도 된 듯, ‘마누라 죽이기’란 영화에 전직 대통령인 ‘김대중 죽이기’까지, 말로 따지자면 거의 한 번씩 다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살아 있음이 놀랍다.

 

자신의 삶이 소중하고 아름다운 만큼 이제부터 ‘죽겠다’는 부정적인 표현보다 ‘살겠다’는 긍정적인 표현으로 바꾼다면 더 이상 우리의 삶이 사(死)의 찬미가 아닌, 생(生)의 찬미로 바뀔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지겨워 죽겠다던 가정, 학교, 직장, 사회뿐만 아니라 나아가 나라 전체가 함박웃음꽃이 필 날도 멀지 않다. 이제부터라도 ‘누구 죽이기’가 아닌, ‘누구 살리기’로 바뀐다면 수많은 생명이 살아나는 삶의 기쁨이 가득한 세상이 올 것이다.

 

요즘 주변을 보면 남들을 비교하고 또 비교해서 깎아내리지 못해서 안달 난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안달’은 조급증의 일부다. 항상 바쁘고 긴장된 삶을 사는 현대인은 누구나 ‘조급증’을 조금씩 가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조급증은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변형돼 남들보다 뒤떨어지는 것을 못 참는 일종의 열등감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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