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최면수사로 고준희 실종시점 좁혀

경찰, 이웃주민 등 조사해 4월말 특정 / 親父·내연녀母 구속… 내연녀 구속영장 신청 예정

주변 인물의 ‘법최면’수사가 고준희 양(5)을 찾는데 단초(端初)가 됐다. 가족들은 8개월 동안 증거를 숨겼지만, ‘기억’ 만큼은 지우지 못했다.

30일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전주시 인후동의 내연녀 어머니 김모 씨(61)의 집 인근에 사는 주민을 참고인 신분으로 ‘법최면’ 수사를 실시했다. 주민은 4월 말부터는 준희에 대한 기억이 없었다.

지난 4월 27일 준희 시신을 유기한 후 아버지 고모 씨(36)와 김모 씨(61), 내연녀 이모 씨(35), 아들(6)은 경남 하동으로 1박 2일 여행을 떠났다.

하동에서 이들을 본 목격자도 경찰의 법최면 수사에서 아이를 1명만 봤다고 했다.

이후 경찰은 준희가 사라진 시점을 4월 말로 특정해 통신 기지국 수사에 속도를 냈다. 이 기간 고 씨와 김 씨의 휴대전화가 군산의 한 기지국에서 신호가 잡혔다.

준희가 유기된 시점을 찾는데, 법최면 수사로 떠오른 주변 인물의 '기억'이 결정적인 단서가 된 셈이다.

그러나 고 씨와 김 씨, 이 씨는 ‘법최면’ 수사를 거부했다.

이들은 실종신고 전까지 8개월 동안 준희가 있는 것처럼 행동했다. 고 씨는 최근까지 김 씨에게 준희의 양육비를 송금하고, 지난 7월 준희 생일 때는 케이크를 사고 미역국을 끓여 이웃에게 나눠 주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휴대전화를 교체하는 등 증거를 감췄다.

한편, 전주지법 영장전담부는 30일 준희를 유기한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고 씨와 김 씨를 구속했다.

재판부는 이날 오후 3시 전주지법에서 이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가진 뒤 “증거인멸 우려와 도주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지난 28일 오후 경찰 조사에서 고 씨는 “지난 4월 26일 오후 11시께 전주시 인후동의 주택에서 기도가 막혀 숨져 있는 준희를 봤다. 27일 새벽 김 씨와 함께 군산 내초동의 선산에 준희를 묻었다”고 자백했다가 돌연 30일 “지난 4월 26일 오전 준희가 아파 병원에 옮기려고 차에 실었고, 숨을 쉬지 않다가 숨진 준희를 전주시 인후동 김 씨의 집에 두고 출근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경찰은 내연녀 이모 씨(35)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은 준희를 유기할 당시 이 씨가 1시간 동안 고 씨와 통화한 점을 주목하고, 이 씨를 사실상 범죄를 주도한 공범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