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주)가 지난 7일 전북에 낭보를 전했다. 지난해 9월 전북, 경남, 강원도에 있는 3개 공장 중 1개를 매각하겠다고 했던 하이트진로가 돌연 공장 매각 계획을 철회한 것이다. 나아가 완주군 용진면에 소재한 전주공장에 160억 원을 신규 투자, 전주공장 맥주 생산설비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고용도 창출 될 것이다. 지난해 전북에 고약한 가슴앓이 병을 주었던 하이트가 새해 봄맞이 선물로 명약을 내놓은 셈이다.
이날 하이트진로가 밝힌 전주공장 설비라인 증설 확정 및 투자 방안에 따르면 경남 마산에 있는 맥주 생산라인 중 일부를 소주 생산으로 돌리고, 이에 따라 남게 되는 마산 공장의 기존 맥주 생산 설비를 전주공장으로 이전한다. 하이트측은 이에 따른 전주공장 투자비용으로 약 160억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이번 공장 효율화 결정으로 경남 마산과 전북 전주·완주 경제가 기지개를 펴게 됐다. 맥주만 생산하던 마산공장이 맥주와 소주를 만들고, 완주 용진의 맥주공장 설비를 강화함으로써 하이트가 지역과 상생하는 기업 이미지를 보여 준 것은 높이 평가될 일이다.
이번 결정은 하이트진로의 면밀한 시장 조사와 경영적 판단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최근 영남지역의 소주 소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반면 마산공장에는 소주 생산 설비가 없다. 이에 마산공장 맥주 라인 5개 중 2개를 완주 용진공장으로 옮기고, 대신 소주 생산 라인을 신규 설비하기로 한 것이다. 물론 수십년 터를 잡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온 하이트공장 철수 소식에 화들짝 놀란 전북과 경남 등 지역의 상생 방안 요구도 한 몫했다고 한다. 지자체와 정치권은 기업 관리 제대로 해야 한다.
지역경제는 역내의 괜찮은 대기업 영향을 크게 받는다. 전북처럼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더욱 그렇다. 2년 전부터 전북에서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철수, 익산 태양광 기업 넥솔론 파산, 익산 주정공장 폐쇄, BYC전주공장 폐쇄, 한국지엠 군산공장 5월 폐쇄 결정 등으로 지역경제가 크게 흔들려 왔다. 다행히 최근 닭고기 전문 향토기업 하림그룹이 익산에 4000억 원대 투자에 들어갔고, 이번에 매각 위기에 몰렸던 하이트전주공장이 신규 투자까지 결정 하면서 그나마 훈풍이다. 다행한 일이다. 정부와 지엠도 이번 하이트의 경영효율화 결정같은 군산공장 상생 해법을 내놓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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