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치료 지원을 위해 관련기술 개발 연구가 저출산 대책 포함되길
얼마 전 어느 병원의 산부인과 의사와 난임 극복에 대한 국가과제를 준비할 때의 일이다. 최근 급격히 늘어나는 난임 환자의 치료방법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던 중 그의 가슴속에 묻고 있었던 한 환자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 들었다. 28살의 젊은 부인이 임신사실을 알고 진료를 받으러 왔었는데, 자궁에 심한 염증이 생겨 결국 유산을 하고 말았단다. 그런데 치료 이후에도 자궁에 유착이 생기고, 회복이 불가능하여 불임판정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 의사선생은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 젊은 부인의 간절한 소망을 잘 알기에 끝까지 치료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으나, 끝내 회복에 도움이 되어주지 못했다는 안타까운 마음을 지울 수가 없어서 난임 관련 연구에 참여하게 되었다는 소회를 밝혔다.
난임 치료와 관련된 이번 미션을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를 갖고 공동연구에 임하는 의사선생의 마음엔 그녀와 같은 환자가 더 이상 없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과 각오가 담겨있다. 또 이러한 문제나 욕구를 갖고 있는 환자들을 돕는 전문가로서 그의 따뜻하고 슬픈 고백이 연구진 모두에게 강한 동기를 부여가 됐다. 따라서 진행하려는 연구를 성공시켜서 그녀와 같은 아픔을 가진 환자와 그 가족들을 돕겠다는 마음으로 모두가 연구에 매진하려고 한다. 이러한 연구는 개인의 행복과 적절한 기능을 유지하는데 특별한 역할을 담당하여 많은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큰 기여가 될 것이라고 자부한다.
최근 우리나라는 심각한 ‘저출산의 늪’에 빠져 있다. 지난해 기준 출생아 수는 35만 7000여 명으로 가임여성 1인당 출산율 1.05명으로 통계작성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 중 30대 초반의 출산율이 전년대비 가장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가지 사회현상에 따른 결과겠지만 우리나라 산모의 출산연령도 점점 고령화되어 30%에 가까운 산모들이 35세 이상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고령의 초임은 난임과 불임으로 이어져 출산율에 큰 타격을 초래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난임(질병코드 N97)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여성의 경우 20만 명을 넘어섰다. 젊은 층의 혼인과 출산에 대한 인식 변화, 청년 실업, 소득, 주택 가격 상승 등 각종 사회·경제적인 문제들로 인해 출산율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아이를 갖고 싶어도 갖지 못해 병원을 찾는 난임 환자 수가 늘고 있다는 증빙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와 관련하여 미래 사회학자들은 국민의 삶의 질 저하, 가족관과 가치에 대한 사회구성원 간의 충돌, 생산가능 인구의 감소 등으로 국가의 존립과 경쟁력에 엄청난 영향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저출산에 대한 구체적이고 다양한 접근의 대책과 지원은 국가의 미래와 운명이 걸린 중차대한 사안이자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현안인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저출산대책 보고에 의하면 지금까지 정부가 시행했던 저출산 정책이 현실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 이유로 비현실적인 지원수준, 효과성 대비 낮은 효율성, 영유아 보육에만 치중되었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보다 현실적인 접근방식의 개발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다.
과거 비급여 항목이었던 인공수정, 체외수정 등 난임 시술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이 확대되면서 난임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수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근본적인 난임치료에 대한 연구와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난임 극복으로 인한 출산율의 증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듯하다. 정부는 애초 이달 초에 저출산 대응방안을 발표하기로 하였으나, 아직도 이렇다 할 해법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행히 저출산 대책 주무기관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혼인부터 신혼부부 주거안정, 출산과 육아,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 등 생애주기별맞춤형지원 방향에 주력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더불어 정부는 난임에 의한 출산율 저하를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여 난임치료 지원을 위한 치료기술개발 연구가 이번 저출산 대책발표에 포함되길 관련분야의 연구자로서 간절히 소망해본다, 이로 인해 어느 산부인과 의사가 느끼는 안타까움도 봄 햇살처럼 따뜻한 희망으로 환자들에게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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