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는 반드시 그 손해에 작은 보상을 해줄 것이며 그 보상이 행복감을 준다
그동안 직위 때문에 가끔 결혼 주례를 섰다. 너무 젊은 나이에 주례를 서면 안 된다는 모친의 지적이 있었지만, 그래도 제법 많은 후진들의 주례를 맡은 것은 인생 선배로서 격려와 조언을 주고픈 마음이었다.
얼마 전 주례를 맡게 된 신랑 신부와 함께 맛있는 저녁을 먹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물론 행복한 결혼생활이 그 주제였다. 행복한 삶을 살고 싶은 것은 우리 모두의 꿈이니까.
먼저 신랑에게 물었다. ‘직장 동료 중에서 가장 늦게 결혼하는 거지?’ 또래 중에서는 가장 늦게 결혼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동료들의 결혼생활을 지켜봤을 것이다. 이제 자신의 결혼생활을 동료들과 비교하는 일이 생길 것이고, 그건 아마 신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먼저 결혼 한 오빠와, 주변의 인연들의 삶을 지켜봤을 테니 자연스레 자신과 비교를 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첫 번째로 ‘비교하지 말자’는 조언을 해 주었다. 저 사람과 나를 비교하고, 내 남편과 남의 남편을, 나의 부인과 다른 사람의 부인을, 그리고 내 상황과 다른 이의 상황을 자꾸 비교하는 데서 불행은 시작하는 것이다. 비교기준이 높을수록 불행의 심도는 그에 비례한다. ‘동기 부여’를 벗어 난 비교는 갈등과 대립을 양산할 뿐이다. 행복하려면 상처 되는 비교는 시작도 말고 둘이 손 꼭 잡고 성실하게 두 사람의 길을 가는 것이다.
두 사람에게 물었다. 이번 결혼은 누가 이익을 보았느냐고. 얼른 신랑이 대답 했다. ‘이번 결혼은 제가 이익을 크게 보았습니다.’ 신부가 빙그레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이렇게 어른들이 좋아하실 정답을 이야기해요.’ 그래서 나는 두 번째의 조언으로 ‘손해 보는 삶을 살라’고 해주었다. 원불교를 창건하신 소태산대종사의 삶에 대한 셈법은 조금 달랐다. 오는 것이 곧 가는 것이 되고, 주는 것이 곧 받는 것이라는 셈법은 이해하기는 쉽지만 실행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쉬운 셈법으로 ‘손해 보는 삶을 살라’는 것이다. 진리는 반드시 그 손해에 대해서 작은 보상을 해 주실 것을 믿으며 살라는 것이다. 그 작은 보상이 늘 마음을 행복하게 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
신랑과 신부는 서로 다른 가문에서 태어나고, 자라고, 교육을 받으며 살아왔다. 두 가문은 전혀 다른 문화와 가풍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신랑과 신부는 서로 상대편의 문화와 가풍을 이해하려 노력해야한다. 두 가문의 접점은 이 두 사람이다. 그래서 두 사람은 다른 가족 어느 누구보다 상대편의 가문을 이해하는 데 노력해야한다. 오로지 본가의 가풍을 고집하면 불화의 씨가 되기 때문이다. 신랑은 매우 과묵하면서도 배려심이 많은 청년이다. 신부는 매우 활달한 성격이다. 이 두 성격을 장점으로 조화를 이루면 좋은 가정을 이룰 수 있다. 그것은 상대를 수용하고 이해하는데서 출발하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서로 상대방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자’는 것이다. 신랑은 좋은 교사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만능 스포츠맨으로서의 꿈도 있었다. 신부도 음악을 전공하고 예술치료의 장을 마련하려는 꿈을 가지고 있다. 서로 꿈을 이뤄주는 보조자로, 든든한 후원자로 살아가기를 부탁했다. 배우자의 성공이 바로 자신의 성공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이치를 알아야 한다.
사회를 구성하는 최초의 단위인 가정을 이루는 신랑과 신부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많이 있지만, 이 네 가지를 간곡히 부탁한다며 저녁식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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