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앗이·샛거리 등 활동
우리 농촌 문화 지킴이
나는 이게 매우 즐겁다
하루일과를 시작하면서 첫 번째로 하는게 음악 틀기다. 요즘 여름을 맞이해서 아이돌의 신나는 노래들이 줄기차게 나온다. 자 오늘 떠나요 공항으로 좋다 역시 노래는 신나는 아이돌 노래지…. 한동안 한참을 듣다가 갑자기 지난주 공연에서 들었던 대금 연주가 생각이 난다. 그 연주곡 참 좋았는데 다시 듣고 싶다.
그런 비슷한 음악이라도 찾아서 들어봐야 겠다는 생각에 우리 국악공연 연주곡을 찾아 틀어 놓고 일을 시작했다. 뭔지 모를 평온함이 든다. 일의 속도도 달라졌다 가요를 틀어 놓고 농삿일을 하면 몸이 빨리 움직이긴 하지만 꼼꼼함은 없다. 하지만 우리 전통악기 연주곡을 들으면서 일을 하면 차분해지면서 내가 안 보던 곳까지 보는 꼼꼼함이 생긴다. 그래서 어르신들이 우리 전통음악을 좋아하나?
지금은 전자기기로 음악을 듣고 있지만 내가 어렸을 때는 동네 어르신들이 밭일을 하면서 부르던 노동요를 바로 옆에서 듣곤 했는데…. 그 노동요라는게 정말 우리 농촌음악이 아닌가 싶다. 지금은 누가 부르지도 않고 이어가는 사람이 없어 찾아보기도 힘들다 노동요만 그럴까? 내가 어렸을 때 보았던 품앗이, 두레, 기우제, 기청제, 쥐불놀이, 샛거리, 당산제 등 많은 것들이 사라지고 이제는 다른 곳에서도 찾아보기도 힘들 정도다. 왜 이렇게 돼버린 것일까? 왜 농촌에서 농촌문화를 보기가 힘들까? 아마 시작은 아주 예전부터 시작되지 않았나 싶다. 지금은 농부라면 대단하고 정말 훌륭한 일을 한다고 하지만 예전에는 못 사는 못 배운 사람이 하는게 농사고 농사지어서는 돈 못 번다고 도시로 가야한다고 하시곤 했다. 그런 모습을 본 자식들은 당연해 도시로 떠나고 시골보단 재미있는 도시에서 살려고 했다. 시골로 내려와 농사를 지으려는 사람도 없고 돌아오는 후손도 없고 농사로 얻는 소득이 많지가 않다보니 자연스레 농사를 포기하면서 문화도 많이 사라졌을 것이다.
그럼 이제 사라져가는 농촌문화는 누가 지킬것인가라는 주제와 과제를 가지고 문제를 풀어가야할 것이다. 그 첫 번째가 바로 농사를 이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농촌에서 농사란 우리 문화이자 삶이라고 할 수 있는데 농사가 있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함께 하면서 많은 문화들이 만들어지고 이어져 왔을것이다. 두 번째는 마을과 지역을 보며 자신이 무슨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찾아봐야 한다. 크게 본다면 청년과 지역주민들과의 상생 찾기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순창 청년들이 모여 시작한 품앗이와 샛거리 문화. 이게 즐겁다.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하면서 일도 하고 샛거리도 먹으면서 일을 하니 왜 우리 선조들이 이렇게 살아 왔는지 이해가 되는 느낌이다. 이런 우리 농촌문화지킴이 활동을 하면서 우리 농산물을 알리는 일도 같이 하고 있는데, 우리 농산물을 사람들이 알아줄 때 제일 기분이 좋고 농부로서 자부심이 생긴다. 이는 우리가 농사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원동력이자 농촌문화활동의 원천이라 할 수 있다. 난 우리 농산물을 사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당신이 바로 농촌문화지킴이입니다.”
한평생 농촌을 지켜오신 부모님 뒤를 이어 나도 농촌에서 살면서 농촌문화를 이어가고자 한다. 부끄럽지 않다. 난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 누군가 나에게 뭐하는 분이세요 물어보면 난 항상 이렇게 말한다. “농촌문화를 이어가는 청년농부 신성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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