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커서인지 요즘 국회의원들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20대 국회 후반부가 41일만에 지각 개원한 것만 봐도 짜증난다. 한국정치의 고질병이 계파정치에서 비롯됐지만 이번에도 어김없이 개원을 둘러싸고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여야의 계파정치가 비단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지만 자유한국당이 국민 앞에 보인 일련의 행태를 보면 아직도 더 죽어야 보수가 살 것 같다는 생각이다.
한국사회에서 국회의원을 지냈다 하면 출세한 사람으로 여긴다. 그 이면을 보면 그렇지 않은 대목도 많지만 외견상으로는 성공한 사람으로 친다. 299명의 국회의원이 있지만 손가락으로 헤아릴 정도로 소수가 국회를 움직인다. 집권당 원내대표와 각당 원내대표 그리고 각 상임위원장들이 국회를 사실상 쥐락펴락 한다. 보통 초선은 튀지 않고서는 물당번 하기도 벅차다. 자기 목소리 내기가 힘들다. 의원수가 많은 여당에서 더 그렇다.
국회 상임위원장 임기가 2년인데 이를 쪼개서 1년씩 나눠서 하는 별 희한한 일이 생겨났다. 상임위원장 자리가 중요해서라기보다는 서로가 욕심을 내기 때문이다. 전북 의원 가운데 민주평화당 유성엽 의원이 전반부에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을 맡았다. 내년에는 민주당 이춘석 의원이 1년짜리 기재위원장 자리를 맡기로 했다. 국회가 철저히 상임위를 중심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의원 숫자가 적은 전북은 불리한 게 한 두가지가 아니다. 10명으로 18개 상임위를 커버해야 하기 때문에 중과부적이다. 산자위는 민주평화당 조배숙과 바른미래당 김관영 의원이 맡았다. 농해수위는 바른미래당 정운천과 민주평화당 김종회가 맡기로 했다. 국토위는 민주당의 안호영과 무소속 이용호가 맡는다. 이처럼 전북 출신들이 6개 상임위에 집중 포진해 있어 전북 몫 찾기는 더 힘들 것 같다. 상임위에 고루게 포진해 있지 않으면 국가예산 확보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재선에 성공한 송하진 지사는 임기 중에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려고 강한 의욕을 과시하지만 의원들이 고르게 상임위에 배치되지 않아 국가예산 확보에 험로가 예상된다. 10명의 의원들이 4당체제로 나뉘어 협치가 자칫 말만으로 그칠 공산이 짙다. 특히 국회의원들이 21대 총선을 의식해서 각개약진할 가능성이 높아 송 지사의 고민만 깊어질 것 같다. 다만 바른미래당 정운천 의원이 연속해서 예결특위에 들어가 그에대한 기대가 크다. 민주당 정읍고창 지역위원장인 비례대표 이수혁 의원도 예특위원이어서 도움이 될 것이다. 예전에는 전북정치가 도세에 비해 중앙정치 무대에서 영향력이 컸지만 지금은 초라하다. 도민들은 누굴 믿고 따라야 할지 그게 고민이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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