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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추억] 전북일보에 비친 귀성문화

전주역·터미널 귀성 인파 '여전'…고향보다 역귀성·해외여행 '늘어'

민족의 대이동이 시작되는 추석 귀성길,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귀성길 홍역은 여전했다. 당시 도내 주 교통로는 전주 남부 및 북부 배차장과 직행버스터미널로 명절 때만 되면 대혼잡을 이뤘다. 귀성길에 오른 승객마다 버스업체의 횡포와 교통난, 소매치기 등에 삼중고를 겪어 즐거운 고향길을 망치기 일쑤였던 1970년대부터 취업난에 독서실로 떠나는 최근 풍경까지 전북일보에 비친 귀성문화를 정리했다.

△1976년 ‘쏟아지는 귀성인파’

1976년 9월 7일자는 ‘쏟아지는 귀성인파’라는 제목으로 하루 앞둔 추석의 정경을 지면에 담았다. 전주역과 고속버스터미널은 각지에서 몰려든 귀성인파로 붐볐다. 귀성 인파들은 각기 선물 꾸러미를 든 밝은 표정이었고, 고향이 임실이라는 이정태 씨(37)는 3년 만에 고향을 찾았다면서 모처럼 부모님 산소에 성묘했다고 적었다.

재래시장 방앗간 등도 인산인해였다. 추석 음식을 장만하려는 아낙들과 엄마 손에 이끌려 나온 꼬마, 좌판에 먹을거리를 들고 나선 노점상까지 시장은 종일 북적거렸다.

특히 추석을 맞은 택시업계는 추석 하루 전부터 제철을 만난 듯 부당요금에 승차거부까지 그 횡포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전주~순창 간의 경우 요금이 평소 6000원인데 1만 원을 내라는 등 부당요금의 횡포는 계절병처럼 시민들을 괴롭혔다고 전했다.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마치면 마을 한쪽에서 씨름과 줄다리기 등 전통 놀이가 진행됐다. 모든 마을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며 이웃 간의 따뜻한 정을 나눴다.

△2006년 ‘추석 서울로 해외로’

2006년 10월 4일자에는 ‘추석 서울로 해외로’라는 제목으로 역귀성과 해외여행을 가는 풍습을 다뤘다.

수십 년간의 불문율을 깨고 안모 씨(64)는 그해 처음으로 추석 차례를 거르기로 했다. 맏이인 안 씨의 집으로 서울 사는 동생 두 명의 가족이 내려와야 하지만 연휴 기간 환갑이 겹쳐 막내 동생은 귀향을 포기했고 둘째 역시 가족끼리의 모임을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안 씨는 추석 기간 손자가 유학 중인 중국으로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가족이 다 모이지 않는 추석 차례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모 씨(62)는 새로 장만한 승용차를 몰고 부인과 함께 서울로 올라갈 생각이다. 큰아들 부부, 큰딸과 작은딸 부부가 모두 서울에 살고 있어 평균 7시간이 넘는 귀향 고생길로 자식들을 내몰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차례 장소를 옮기면 조상이 못 찾아온다’는 속설 때문에 잠깐 망설이기도 했지만 친구들은 몇 년 전부터 명절 때 자식이 있는 서울로 가는 등 역귀성은 하나의 사회현상이 됐다는 생각에 미신을 떨치기로 했다.

△2017년 ‘헬스장과 독서실로’

2017년 추석 명절은 대체휴일까지 포함해 최장 열흘을 쉬었다. 긴 연휴 덕에 공부와 운동, 영화감상 등 다채로운 일정을 소화했다.

10월 10일자에 소개된 직장인 장모 씨(31)는 명절 기간에 독서실을 끊었다. 직장생활을 하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장 씨는 10일 동안 이어지는 황금연휴에 고향에 내려가지 않았다. 그는 “막상 독서실에 가보니 명절임에도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아 자극됐다”고 말했다.

전주에서 자취하는 공무원 박모 씨(29)는 추석 당일 짧게 차례를 지내고 돌아왔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 헬스장을 찾아 러닝머신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박 씨처럼 문화를 향유한 이들로 연휴 기간 영화관과 서점도 대목을 맞았다. 일부 영화관에서는 북새통에 현장 발권이 힘들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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