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문제 심각성 인지, 선 방안 원해
태조로 은행로 사거리 건물주 참석 요구
전주시, 일회성 아닌 꾸준한 관심 목소리
속보= 전주시가 처음으로 전주 한옥마을 건물주들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를 가졌다. (8일자 4면 보도)
임대료 폭등으로 한옥마을 상인들이 떠나는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을 대응하기 위해 전주시가 건물주를 대상으로 한 첫 간담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이날 간담회에는 임차인들인 한옥마을 내 상인들과 고가 임대료를 부과하는 건물주들은 참석하지 않아 ‘반쪽 간담회’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전주시는 8일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전주시 완산구 교동 전통문화연수원에서 ‘한옥마을 건물주 상생협약을 위한 사전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옥마을 건물주 10여 명과 전주시 황권주 문화체육관광국장, 한옥마을 지원과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한옥마을 건물주는 임대료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건물주와 세입자의 신뢰 관계 형성이 먼저라는 의견을 비롯해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등의 제안이 나왔다.
한 건물주는 “초코파이를 파는 가게가 7평 남짓인데 2013년부터 2015년까지는 손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다가 지금은 확 줄었다”면서 “평소에 임대료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는데, 앞으로 다른 건물주와 상의해서 좋은 방안이 있으면 따라가겠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 건물을 매입해 공방을 운영하는 건물주는 “처음에 공방이 80개소가량 됐는데, 지금은 30개 남짓으로 줄었다”면서 “수익성은 낮은데 임대료가 오르니까 줄어든 현상이다. 문화체험 거리가 줄어들면서 가족 단위 관광객이 줄어드는 부작용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풍남동에서 50년을 살고 있다는 건물주는 “한옥마을 음식점은 특히 비싸기만 하고 맛이 없다”면서 “전주를 대표하는 음식의 질이 떨어지면서 고객들이 발길을 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건물주와 세입자의 신뢰 관계 형성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8년 전 건물을 매입해 세를 놓은 건물주는 “우리 건물이 빈 지 1년이 지났지만, 문의하는 사람이 없다”면서 “주변을 보면 돈을 벌려는 사람들만 보이는 것 같다. 한옥마을 정체성을 지키는 세입자가 나타나면 얼마든지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를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날 간담회에서는 전주시의 일관되고 꾸준한 시책과 특정 건물주의 동참을 촉구하는 주장도 있었다.
한옥마을에서 건축사업을 하는 건물주는 “젠트리피케이션이 문제가 되면서 지난해 상생협의회를 진행하긴 했다”며 “하지만 매번 시청 공무원이 바뀌면서 상생협의회는 일회성에 그쳤다. 일관되고 꾸준한 시책이 이행되어야 임대료 문제를 풀 수 있다”고 말했다.
게스트하우스 건물주는 “한옥마을에서도 태조로와 은행로 사거리가 특히 임대료가 높게 형성돼 있다”면서 “여기는 토박이보다 외지인들이 많은데 함께 간담회를 갖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김용태 전주시 한옥마을지원과장은 “힘없는 선량한 건물주가 힘을 모아서 젠트리피케이션을 해소하고, 한옥마을의 전통성을 지키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황권주 전주시 문화관광체육국장은 “한옥마을 발전의 갈림길에서 지속적인 전통성을 갈망하는 건물주와 함께 한 자리였다”면서 “일회성이 아니라 다시 여러 주제를 갖고 얘기를 듣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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