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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상태 자가 진단, 대변 확인

최영민 전주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최영민 전주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조선시대 임금은 매화틀 이라는 일종의 이동식 의자 변기에 대변을 봤다. 이는 임금이 측간을 드나드는 번거로움을 줄이려고 고안한 것이기도 하지만, 대변의 상태를 잘 살펴 임금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려는 목적도 겸한 것이다. 당시 내의원들은 임금의 건강을 관리하기 위해 매화(왕의 대변)의 모양, 질감, 색깔과 냄새는 물론 맛 까지도 확인 했다고 한다. 현재 의학이 많이 발전했고, 병원에서 여러 검사들을 통해 본인의 건강상태를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본인의 대변을 잘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여러 검사들 못지않게 장 건강과 몸 상태를 더 정확히 알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대변과 자가 건강진단에 대해 전주병원 내과진료센터 최영민 과장의 도움으로 알아본다.

△대변

대변은 몸에서 음식물이 소화 흡수되지 않고 남은 것, 소화액의 나머지, 위장관에서 탈락한 상피세포, 장내 미생물 등이 포함된 배출물이다. 배변을 하는 것은 우리 몸이 자연스럽게 폐기물은 방출하는 과정이며, 새로운 음식을 받기 위한 매우 중요하고, 꼭 필요한 생리현상이다. 대변의 양과 횟수는 음식물의 종류, 양, 소화흡수 등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하루 100g~200g의 양을 한번 배설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변은 몸 상태에 따라 그 형상과 횟수 등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대변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모 양

소시지 모양의 부드럽고 매끄러운 대변이 가장 좋은 모양이다. 소시지 모양인데 덩어리가 울퉁불퉁 하거나, 콩처럼 제각각 떨어지는 덩어리는 식단에 섬유질과 수분이 모자라다는 증거이다. 형체가 뚜렷하지 않고, 흐물흐물하게 무른변을 본다면 설사 전조 증상일 수 있다. 또한 대변의 굵기가 갑자기 변하는지, 동반되어 나오는 점액, 고름 등이 있는지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주요 질환

대변과 관련해 흔히 겪거나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질환은 과민성대장증후군과 변비이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명확하게 특별한 원인은 없지만 대게 스트레스나 식사 후 복통과 복부 팽만과 같은 불편한 증상으로 배변 후 증상이 완화 되는 것을 반복하는 배변장애 증상이다. 치료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원인이 되는 심리적 불안과 갈등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무엇보다 환자가 본인의 병을 잘 이해하고 대장에 심한 자극을 줄 수 있는 음식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과식을 피하고, 규칙적인 식사와 편안한 마음가짐을 갖도록 해야 한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적당한 운동과 휴식을 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설사는 하루 4회 이상이면서 하루 250g 이상 묽게 나오는 상태를 말하는데 이러한 증상과 열이 나고 탈수 증상을 동반한다면 반드시 의료기관에서 전문의의 진료를 필요로 한다.

△대표적인 질환 변비

변비는 배변 횟수가 적거나 배변이 힘든 경우, 배변이 3-4일에 한번 미만인 경우, 배변 시 과도한 힘주기, 잔변감, 항문폐쇄 느낌 등이 있는 경우를 의심할 수 있다. 전 인구의 5-20%가 증상을 호소할 만큼 매우 흔한 증상으로 일반적으로 연령이 증가하면서 빈도가 잦아지고 남자보다는 여자에게 흔히 발생한다. 여러 대증요법과 식품 등으로 손쉽게 해결 할 수도 있지만 사전에 변비를 예방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일정시간에 배변을 보는 배변 습관과 규칙적인 식습관과 운동이다. 체중감소, 혈변, 발열, 등의 경고 증상이나 대장암 또는 염증성 장질환의 과거력, 가족력이 있는 경우는 병원을 방문하여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원인을 먼저 찾아야 하며, 합병증 없이 증상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생활 습관 변화와 병행하여 약물치료로 대부분 호전될 수 있지만 추가 검사와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색

갈색이 담즙과 대변이 섞이면서 나타나는 대변의 자연스러운 색이다. 먹은 음식에 의해서도 색깔을 변할 수 있다. 이렇게 색깔이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다음의 이유에서 잘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음식이 대장을 너무 빠르게 통과하면 초록색이 짙어진다. 악취가 있는 노란색은 대변에 기름이 너무 많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며, 이는 췌장의 병변을 의심할 수 있다. 특히 자장면처럼 검고, 묽은 변이 나온다면 상부위장관 출혈이 의심되는 상태이며 흰색 또는 회식으로 대변이 나온다면 담관 폐쇄 가능성이 있고 혈변이 나온다면 심한 장염이나, 염증성 장 질환 가능성이 있으며, 혈변과 함께 대변 굵기가 가늘어지면 대장암등의 악성 종양 가능성도 있으므로 빠른 시간 안에 전문의와 상담을 해야 한다.

대변이 우리에게 주는 정보는 생각보다 많다. 그동안 우리는 대변을 냄새나는 지저분한 배설출물 정도로만 생각하고 빨리 눈앞에서 치워야하는 대상으로 여겨온 것이 사실이다. 조금 더 관심을 갖다보면 몸의 이상 신호를 보다 빠르게 확인 할 수 있다. 대변을 통해 혼자서 쉽게 해볼 수 있는 자가 건강진단 차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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