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조직력 등 여권프리미엄 적극 활용
민주평화당·바른미래당, 제3지대·스몰텐트 예상
자유한국장, 전당대회 결과·선거제개혁 성사여부 변수
새인물 수혈 세대교체론·중진의원 양성론도 대두
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1년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전북 정치권의 무게중심이 ‘총선’으로 향하고 있다. 내년 총선은 ‘더불어민주당 텃발의 부활이냐’‘민주평화당·바른미래당 같은 중소야당의 생존이냐’를 두고 다툰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격전이 예상된다. 총선 후보군이 자천타천 거론되는 한편 선거제 개혁안의 성사여부도 관심이다. 내년 총선 구도를 현행 선거제도가 유지될 경우와 연동형비례제 도입, 인물론 측면에서 진단해본다.
△현행 선거제 유지되면
선거구제 개편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전북 총선은 민주당과 제3지대에 모인 야권연대 간의 대결구도가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지난해 6·13지방선거 승리를 내년 총선까지 이어가려는 전략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도지사 선거와 기초자치단체 10곳(전주·군산·정읍·남원·김제·완주·진안·장수·순창·부안)에서 승리를 거뒀다. 전북도의원 선거는 39석 가운데 36석(92.3%), 기초의원 선거는 197석 가운데 148석(75%)을 차지했다.
민주당은 지선 승리로 당내 조직력이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광역·지방의원들은 유권자와의 밀착도가 높아 총선 유세에서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한다.
정부가 지난 28일 발표한 새만금 국제공항·상용차산업 혁신 성장 및 미래형 산업생태계 구축(R&D) 예타 면제도 성과로 내세워, 여당프리미엄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도 보인다.
평화당·바른미래당 등 야권은 ‘제3지대’나 ‘스몰텐트’ 같은 야권연대를 구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른바 야권발 정계개편이다.
두 당 모두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제 개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단일 정당으로 내년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정당 득표율에 따른 의석 배분 없이 기존 선거제도인 소선구제로 가면 거대정당인 민주당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일단 평화당 지도부는 바른미래당과의 당 대 당 결합 및 일부 호남의원 영입, 민주당 공천탈락 인물 영입 등을 고려하고 있다.
정동영 대표는 지난달 16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바른 미래당의 일부 호남의원들과는) 사실 같은 식구들이고, 한솥밥을 먹었기 때문에 언제라도 같이 할 수 있는 길은 열려있다”고 밝혔다.
다만 변수가 있다. 오는 27일에 열리는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결과에 따라 바른미래당의 움직임이 달라질 수 있다. 최근 친박(친박근혜) 성향의 황교안 전 총리가 한국당의 새로운 당 대표 주자로 떠오르자, 바른미래당 보수성향 인사, 구(舊)새누리당 탈당파의 이탈도 어려워지고 있다. 친박 성향이 강화되는 만큼 비박계의 복당 명분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황 전 총리의 영향력 확대가 바른미래당의 내부 결집 강화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단 당 지도부는 당의 생존을 우선하는 ‘자강론’에 방점을 찍고 있다.
최근 민주당 복당이 불허된 무소속 이용호 의원(남원임실순창)의 움직임도 관심사다. 민주당 복당을 다시 시도할지, 평화당에 합류할 지 아직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선거제 개혁안 성사여부
선거제 개혁안 성사여부도 관심사다. 민주당과 야3당(바른미래·평화·정의당)이 내놓은 선거제도 개혁안은 합의를 이루기 어려운 상황이다.
민주당은 의원정수를 현행 300명으로 유지하고 지역구 의원 200명, 권역별 비례대표의원 100명을 선출하는 선거제도 개혁안을, 야3당은 의원정수를 330명으로 확대하고 지역구 의원 220명, 비례대표의원 110명을 선출하는 안을 발표했다.
전북 국회의원 의석수 축소도 선거제 개혁안 합의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민주당안과 야3당안 중 어떤 안을 적용해도 전북 국회의원수는 2~3석 줄어든다. 선거구 역시 축소되거나 통폐합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의석수 감소에 따른 지역 목소리 약화에 대한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이미 여야가 약속했던 1월 선거제도 개혁 법안 처리는 물 건너갔다. 앞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정개특위 논의와 별개로 여야 지도부의 정치협상 병행을 공식 요구했다.
2월에도 선거제 개혁안 논의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당은 청와대의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임명 강행 등 일방적 국정 운영에 반발하며 2월 임시국회 보이콧을 선언했다. 당분간 한국당은 국회 일정보다 전당대회를 통한 흥행몰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제도 개혁 법안 처리가 어려워지자 바른미래당·평화당·정의당은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임시국회를 열어 선거제 논의의 불씨를 지피는 게 당면현안이다. 야3당은 연동형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제 개혁이 이뤄져야 내년 총선에서 의석수를 늘릴 수 있다는 인식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야3당은 조만간 있을 여야 5당 원내대표와 국회의장 회동을 주목하고 있다”며 “이번 회동결과를 바탕으로 선거제 관련 논의를 이어갈 수 있는 방향을 설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상하는 인물론
전북 국회의원 10명 가운데 대다수는 ‘지역과 국가발전을 위해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등으로 악화된 지역경제를 해결하기 위한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현역의원에 맞서 총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들 역시 전직 국회의원이나 지역위원장이 대부분이다.
이에 따라 내년 총선을 앞두고 ‘경쟁력 있는 인물 수혈을 통한 세대교체’라는 도민들의 요구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해찬 당대표는 지난달 13일 국회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유능한 인재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가능한 경선을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전·현직 의원에게 유리한 전략공천보다 새 인물을 수혈하기 위해 경선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중진의원을 더 양성해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현역의원들의 잦은 교체로 중앙정치권에서 영향력 행사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전북에서는 총선이 치러질 때마다 현역 의원들이 50~70%정도 교체된다. 18대 국회부터 이런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일례로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지역구가 11석에서 10석으로 축소된 가운데, 7명의 의원이 교체됐다. 중량감 있는 의원이 부족하다보니 국가예산 확보나 지역 현안 해결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는 의견이 나온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새로운 인물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공감하지만, 의원들의 잦은 교체로 중앙정치권에서 계속 영향력을 행사할 만한 인물을 키워내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며 “중량감 있는 의원을 계속 키워내야 국비확보나 각종 지역문제 해결을 원할히 해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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