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족주의 운동의 뿌리이자 대한민국 건국의 단초가 된 3·1운동이 올해로 100년을 맞았다. 일제에 맞서 전국 각지에서 남녀노소 모두가 비폭력 민족운동으로 독립만세를 외쳤던 3·1운동은 아시아에서 반(反)제국주의 평화운동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다.
전라북도에서도 군산 3·5 만세운동을 비롯해 임실 오수 보통학교 학생들의 3·10만세운동, 전주 서문교회와 신흥학교·기전학교 학생들이 주축이 된 전주 3·13 만세운동, 그리고 도내 시군과 시장터, 학교 등 곳곳에서 독립만세운동이 펼쳐졌다.
하지만 아직도 일상 속에서 일제 잔재나 친일 행각이 청산되지 못한 채 여전히 남아있는게 우리의 현실이다. 전북중등음악연구회에서 3·1운동 100주년 맞아 도내 초·중·고교 828개 학교 교가를 분석한 결과, 친일 작곡가나 친일 작사가가 만든 교가가 25개 학교에 달했다. 초등학교가 5곳, 중고등학교가 20곳이다. 친일인명사전에 등록된 김성태와 이홍렬이 각각 8곳으로 가장 많았고 김동진 6곳, 현제명 2곳, 김기수 1곳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작곡한 교가 외에도 친일 작곡가들의 제자들이 만든 교가도 상당수 확인됐고 일본식 군가나 일본 대중가요의 하나인 엔카 풍의 교가는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이 이들 교가에는 군국주의적이고 선동적인 문구들이 많아 현재 교육방침이나 시대 상황에도 맞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도내 대학교 교가도 마찬가지다. 1953년 지어진 전북대 교가와 군산대 교가는 현제명이 작곡했고 원광대 교가는 김동진이 만들었다. 특히 전북도민이 부르는 도민의 노래는 김동진과 김해강이 함께 만들었고 전주 시민의 노래 역시 김해강이 작사했다.
다행히 전북도교육청에서 도내 초·중·고교의 친일 교가 개선작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희망학교를 대상으로 전북중등음악연구회에서 작곡·편곡 등을 지원한다. 우석대학교는 서정주가 작사한 교가를 10년 전에 고쳤다. 이번에 도내 학교 교가 뿐만아니라 대학교, 도민의 노래, 전주시민의 노래, 그리고 곳곳에 산재한 친일 잔재를 청산해야 마땅하다. 그리해야만 목숨 걸고 독립만세를 외쳤던 선열 앞에 부끄럽지 않은 후손들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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