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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C선거 참패한 대한축구협회, 타협과 소신의 '딜레마'

정몽규(57) 대한축구협회장이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회 위원 선거와 AFC 부회장 선거에서 모두 낙선하면서 한국 축구의 외교력 부재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 회장은 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29회 AFC 총회에서 5명을 뽑는 FIFA 평의회 위원 선거에 나서 18표를 얻으면서 7명의 출마자 가운데 6위에 그쳐재선에 실패했다.

그는 AFC 부회장 선거에서도 간바타르 암갈란바타르 몽골축구협회장과 맞붙어 총 46표 가운데 18표를 얻는 데 그쳐 부회장직 재선도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 때문에 정 회장은 FIFA는 물론 AFC에서도 아무런 직함을 유지하지 못하게 됐고, 이를 바라보는 축구인들은 국제 축구 무대에서 대한축구협회의 정치적인 입지가크게 줄어들 것을 우려하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2022년 월드컵을 개최하는 카타르를 중심으로 중동세가 AFC를 장악한 상황에서 정 회장이 소위 ’카타르 카르텔‘과 거리를 두면서 벌어진 일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타협과 소신‘의 딜레마에서 소신을 선택한 결과라는 얘기다.

AP 통신은 ”최근 아시아 축구의 정치적인 역학 관계에서 사우디아라비아 편에 섰던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재선에 실패했다“라며 ”정 회장은 AFC에 카타르 후보의 선거 전술에 항의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정 회장과 FIFA 평의회 위원 선거에서 경쟁한 필리핀의 마리아노 아라네타 주니어는 카타르 측이 제공한 전용기를 타고 다른 나라들을 방문하며 선거운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2017년 6월부터 카타르의 친이란 정책과 테러조직 지원을 구실로 카타르와 단교했다.

이 때문에 이번 AFC 선거는 카타르를 중심으로 한 중동세와 이에 동조하는 서남아시아권 국가들에 맞서 사우디아라비아, UAE, 한국 등의 대결 구도로 펼쳐졌다. 결국 사우디아라비아, UAE, 한국은 아무 자리도 차지하지 못했다.

축구협회 내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애초 선거를 앞두고 축구협회 내부에서도FIFA 평의회 위원과 AFC 부회장직을 위해 ’카타르 카르텔‘과 타협을 해야 하느냐를 놓고 고심한 것으로 안다“라며 ”하지만 정 회장은 그러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한축구협회가 AFC에 아쉬운 소리를 할 위치는 아니다“라며 ”반면 중동의 왕족들이 중심이 된 ’카타르 카르텔‘은 자신들의 말을 잘 듣는 회원국이 필요했다. 그래도 FIFA 평의회 위원 선거와 AFC 부회장 선거에서 똑같이 18표가 나온 것은 그나마 한국의 지지층이 적지 않게 있다는 방증“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중국축구협회 국가적 차원에서 AFC 내의 영향력을 늘려야 하는 만큼 ’카타르 카르텔‘ 쪽에 선 것 같다“라며 ”일본축구협회도 굳이 중동세와 트러블을 일으킬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동안 AFC에서 대한축구협회에 다양한 연령별 대회의 아시아 지역 예선 경기 등을 한국에서 유치해 달라는 요구를 해왔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라며 ”축구협회로서는 FIFA 주관 대회 이외의 행사에 대한 국내 여론의 반대 분위기도 무시할 수 없는 처지였다. 이런 이유로 중동세와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이번 선거 패배가 AFC에서 한국 축구의 입지를 크게 약화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한 축구인은 ”한국 축구 수준이 낮고, 축구협회의 행정력이 떨어져 있을 때는 외교력을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때가 있었다“라며 ”지금은 축구협회의 행정력이 AFC, FIFA 등과 견주어도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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