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은 정신질환 중 예후가 좋지 않는 대표적인 중증 정신질환에 속한다. 그러나 조기 발견과 초기에 적절하고 집중적인 치료를 받으면 회복률이 향상될 수 있다. 회복에 필요한 조건들과 함께 전반적인 원인, 주요 증상, 치료법에 대해 전북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영철 교수의 도움을 받아 알아본다.
△ 주요 증상
조현병 초기 변화는 사회적 위축, 대인관계의 두려움, 지각이상 소견(사물의 색, 형태 등의 변화, 소리 자극의 과민성), 관계사고(타인에 대한 지나친 의식과 의심), 반추(부정적 사건에 대한 몰입) 등이다. 대개 이러한 증상은 기분의 우울, 짜증, 여러 정신신체 증상(두통, 가슴 답답함, 소화기관 증상 등)들과 같이 동반된다. 이러한 전구기를 거쳐 조현병의 전형적인 양성증상인 망상과 환청이 나타나게 된다. 망상에는 주로 피해망상과 관계망상이 흔한데 타인들이 웃고 떠들 때 내 이야기를 하는 것 같고 내 흉을 본다고 느끼게 된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지만 한번 증상에 잡히게 되면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자기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느껴지면서 현실감을 잃어버리게 된다. 환청이 있는 조현병 환자의 뇌를 촬영한 기능 양성자 방출 단층촬영 결과를 보면 청각피질 부위에 혈류양이 증가되어 있는 소견을 확인할 수 있다. 둔마된 감정, 무논리증, 무의욕, 사회적 위축 등을 핵심증상으로 하는 음성증상도 조현병의 중요한 증상이다. 음성증상은 초기 전구기 증상과 같이 나타나기도 하고 급성기 양성증상이 완화된 후 두드러지기도 한다. 양성증상이 치료를 받고 좋아지더라도 음성증상이 회복되지 않으면 대인관계나 직업기능을 수행할 수 없기 때문에 병의 장기 예후를 결정짓는데 있어서는 음성증상의 회복 정도가 더 중요하다.
△ 진단
진단을 위해서는 전형적인 증상(망상, 환청, 음성증상, 와해증상) 중 2개 이상이 상당기간동안 있어야 하고 동시에 기능 저하가 있어야 하며 이러한 기간이 6개월 이상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기준에 조금씩 못 미칠 때 조현양장애, 달리 분류되지 않는 정신증, 단기정신병 등 다양한 하위 진단들이 있다. 하위진단일수록 조현병보다는 예후와 치료 경과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정확한 평가와 진단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에는 조현병도 임상 병기에 따라 구분하여 진단을 하기도 한다. 즉 초기에 약한 정신병적 증상(관계사고, 지각이상 소견)을 보이면서 어느 정도 자신의 생활 기능이 다 유지되는 상태인 고위험 상태를 1기, 현저한 양상증상이 처음 발현된 초발 정신증을 2기, 치료 받았지만 불완전 관해가 되었거나 관해 후 다시 재발인 된 상태를 3기, 그리고 어떤 치료에도 치료반응이 없는 난치성 상태인 4기로 나눈다(표 1). 1기 상태에서 주로 생각과 청각이 민감해지는 상태를 보이므로 사고지각민감상태로 표현하면 훨씬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2기 및 3기로 갈수록 사고지각민감상태는 점차 사고지각민감증과 사고지각민감병으로 진전되고 불가역적인 상태로 악화가 된다.
△ 치료
가장 중요한 치료는 꾸준한 약물치료다. 초발 환자에서 약물치료를 하면 약 70%에서 증상이 완화 될 정도로 치료 반응은 매우 좋은 편이다. 하지만 증상이 좋아지면 의사의 권고를 무시하고 약물 중단을 하여 대부분 재발하는 것이 문제이다. 초발 조현병의 경우 치료를 시작하고 최소 2년 동안 유지약물치료를 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2년 동안 증상이 완전히 소실되고 대인관계 및 학업/직업 기능이 충분히 회복된 기간이 1년 이상 확인될 때 약물 중단을 시도해볼 수 있다. 약물중단은 용량을 서서히 감량하여 최소 또는 극소량의 용량을 상당기간(3~6개월) 복용하였음에도 회복 기준을 충족하면 환자와의 같이 상의하여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좋다. 이런 조건을 만족하고 공동의사결정을 내린 경우에도 안타깝게 약물중단 후 재발하는 경우가 상당히 있다. 물론 약물 중단 후 재발이 없이 잘 지내는 완전 회복을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10% 내로 아주 적은 경우다. 약물 중단 후 재발을 한 경우에는 다시 약물 복용기간이 5년으로 늘어나고 다시 재발을 하면 평생 약물 복용을 해야 한다. 따라서 약물복용 기간 동안 약만 정성껏 먹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에 대한 취약성을 2-3배 향상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약물복용기간 동안 사회생활을 피하지 않고 부딪히면서 스트레스에 대한 내인성을 기르고 체력을 향상 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약물치료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심리사회적 치료이다. 청년층에 호발하는 대표적 중증정신질환인 초발 조현병을 집중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조기중재센터에 대한 정부의 계획수립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조현병의 개인심리치료적 표준 방법은 인지행동치료이다. 융통성과 사회인지가 부족한 점을 인식하고 향상될 수 있도록 돕는 것, 자신감 저하와 콤플렉스로 인한 강한 감정이 타인에 대한 지나친 의식과 의심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연결성에 대한 알아차림, 증상에 압도되는 피동적 패배감보다는 긍정적이고 적극적 대처의 중요성과 훈련 등을 가이드하고 설명하고 교육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한은 치료이다. 마지막으로 경두개자기자극술 치료가 있다. 적응증은 약물치료와 심리사회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환청이 있어 힘든 경우에 시도한다. 환청이 있는 환자의 기능자기공명영상에서 청각피질이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에 자기자극을 통해 해당 부위를 비활성시키는 치료법으로 환청의 크기나 빈도 등이 감소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정확한 청각피질 부위를 자극하는 것 그리고 환청 증상 변화에 대한 정확한 평가 등이 필요하므로 경험이 있는 전문 의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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